이년 전이던가, 한창 더치커피 내리기에 열중한 적이 있었다. 한창 프로모션도 많이 하고 사람들이 많이 애용하는듯 보이는 ‘마이더치’기구를 사용해서 말이다.(마이 더치라고 검색하면 정말 쉽게 찾을 수 있다. 논란의 여지가 될까봐 사진까지는 첨부하지 않는다.)

“마이 더치는 사실 좀 불편했다.”
겉보기에 예뻤고, 간편해 보였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번거로움이 많았다. 물필터와 커피 필터를 내릴 때마다 갈아줘야 하고, 얼음도 얼려서 넣어줘야 했다. 물론, 얼음을 넣지 않아도 더치는 내릴 수 있지만... 얼음을 넣어야 더 맛있게 내려진다는데(콜드브루니까) 안 넣을 수 없지 않는가. 얼음을 넣다보니 병에 물이 맺혀서, 조금만 지나면 주변에 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내리고 난 다음 뒤처리도 사실 조금 어려웠다. 부품이 많기 때문이다. 위에서부터 생각나는대로 적으면... 물통뚜껑, 물통, 물통 필터마개, 물필터, 이음원판(?), 원두통, 원두통필터, 커피통, 받침대였다. 써놓고나니 9개다. 커피 한번 내리면 설거지하고 정리해야 하는 것이 9개나 된다. 그리고, 내릴 수 있는 커피 양도 별로 많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만큼의 양을 내리려면, 두번정도 내려야 했다.

집에서 왜 더치커피를 내리는가? 물론 카페에서 비싸게 사먹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저렴하게 마시기 위해서일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만들어 먹는 재미도 있다. 그런데, 나 같은 경우는 시간 절약(?)을 위해서였다. 모카포트로 내리든, 드립으로 내리든, 커피를 내리는 데에는 어느 정도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대부분 그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과정을 즐긴다. 그런데, 가끔씩 손님이 오거나 하는 등의 때에 바로 커피가 필요한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그때그때 내려마시기가 어려운 순간인데, 이 때 더치가 있으면 매우 편리하다. 그냥 병에서 꺼내여 마시면 되기에. 그런 측면에서, 마이더치는 사실 굉장히 손이 많이가는 도구였다. 쓸 때는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고 계속 사용하다보니 그렇게 느꼈다.
지금은 마이더치를 이용하지 않는다. 다 깨지고 금이 갔기 때문이다. 그정도로 많이 사용했다. 새것을 하나 살까 하다가, 대안이 없을까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눈을 돌린 곳이 바로 ‘침출식 커피’이다.

뭐든 간단히 이야기하면, 본질을 흐리게 된다. 하지만... 커피를 내리는 과정을 간단히 이야기하면, 태운 커피콩물을 우려내는 과정이다. 도구와 방식과 뜨거운물이냐 차가운 물이냐의 차이이다. 이 관점에서 더치커피와 침출식 커피의 차이는 똑똑 떨어뜨려서 커피를 내리느냐와 물에 좀 담가놓고 커피를 내리느냐의 차이이다. 물론 앞 설명에는 생략된 것이 엄청나게 많다.

실험을 위해, 집에 있는 아무 물통을 이용해 침출식 커피를 만들어 봤는데 맛이 괜찮았다. 그래서 조금 더 편하게 침출식 커피를 내릴 수 있는 도구가 없을까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구매한 것이 바로, 하리오 ‘콜드 브루어’이다. 편하게 침출식 커피를 만들 수 있는 도구이다. 해외직구 사이트인 Q10에서 구매했다. 가격은 한화로 2만원 정도. 스타벅스에서도 동일제품을 판매했었다고 한다.


구성품은 위와 같다. 병에 원두 담는 통이 있고, 그것을 윗통과 결합하여 담가놓는 식이다. 원두는 스타벅스 원두를 구매했다. 커피를 조금 안다 하는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 원두가 얼마나 싸구려인지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아내가 제일 좋아한다ㅠ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이다ㅠㅠ 그래서 선택했다.


원두가 얼마나 들어갈까 적당히 넣고 재보니 약 70g이다. 침출식 커피를 내릴 때 답은 없지만, 보통 원두와 물을 1:10 비율로 내린다고 한다.


원두를 갈아 넣었다. 탁탁 쳐서 고르게 한 뒤


마개와 결합했다. 살짝 눌러 돌려끼면 된다.


다시 윗통과 결합한다. 이또한 살짝 눌러 돌려끼면 된다. 실리콘이라 잘 끼워진다.

병과 결합한 모습​


옛 버릇이 있어써 얼음을 한알 넣어 주었다.


윗 뚜껑 마개를 열고 물을 부어 준다.


넘치치 않을 수준까지 부어주니 700ml정도 된다. 원두와 물 양이 1:10이 되도록 원두통과 병이 디자인 되었다는 소리이다.


위처럼 윗부분 바로 아래까지 물을 부어줘야 나중에 넘치치 않을 것이다.


그리고... 냉장고에 그냥 넣어주면 끝!
필요한 시간은 8시간이다. 하지만, 자기 전에 넣어주고 아침에 일어나서 꺼낸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다.


“맛”
맛있다ㅋ 사실 커피는 원두만 맛있으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내 경우에는 그렇다. 많이 내려먹어봤으니까) 치사할 정도로 따지지 않는다면, 더치 커피와 크게 다를 바가 없겠다. 단지, 너무 오랫동안 우리면 원두 잡맛이 섞여들어갈 수 있겠으니 적당히 우리는 것이 좋겠다.

“뒷정리”
편하다ㅋ 깨질 염려가 있는 것은 아랫병 하나만 조심하면 된다. 원두 찌꺼기 처리나 다른 부분도 어렵지 않다. ‘마이더치’와 비교하면 비교적 신경이 정말 덜간다.(그렇다고 마이더치를 디스하는 것은 아니다ㅠ 깨져 못쓸때까지 이용해 봤다.)

오늘 아내 손님들이 오는데, 그 자리에 대접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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