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명 : 마음을 움직이는 글쓰기

강사 : 강원국, '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장소 : 이화여대 음악관 시청각실


이대나온 여자인 아내가 위 홍보물을 보고 나에게 강의가 있음을 알려줬다.

'대통령의 글쓰기'를 재미있게 읽었다. 글쓰기 스킬 외에 읽는 재미가 더 있던 책이었다.

토요일 아침이고, 강의를 들으러 갈까 말까 고민을 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여러 곳에서 '글쓰기 몇개 원칙' 이런식으로 강의한 영상이 제법 올라와 있었다.

내용이 차이가 있을까 똑같은 대본을 읽으시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결국 길을 나섰다.

똑같은 강의를 하더라도 현장감이 있을테니까. 강원국 이라는 '인간'도 직접 보고 싶었다.

망원동 우리집에서 이대는 별로 멀지 않았다.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을 뚫고, 언덕을 올라 음악관에 도착!

아내가 공부하던(는) 곳이라 몇번 왔었어서 찾아오기는 어렵지 않았다. 

음악관 지하 1층에 있는 시청각실에서 강연이 있었다.


학생은 별로 없었다. 대신 남자는 나 하나였다.

젊고 나이드신 교수님들과 글쓰기 동호회 어머님들(아닐 수 있다.) 정도가 있었다.

내 기억에는 20명 내외정도가 강의실을 채웠다. 앞쪽에 앉아 자세히 보지는 못했다.


시간 맞춰 강사님이 도착하셨고, 강의가 시작됬다.

강의 요점은 세개였다. 내 언어로 풀어 쓰겠다.


1. 생각을 말로 옮기고, 글로 써라.

글쓰기는 가장 어려운 표현법이다. 생각 정리도 안되어있는데 어찌 그 표현을 하겠는가.

말을 계속 하다보면 생각이 나오고 정리가 된다. 글쓰기는 그 다음이다.


2. 나를 키워라

내가 훌륭하면, 내가 쓰는 글도 훌륭하다.

책을 읽든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든 메모를 하든, 가능한 여러 방법을 통해 나를 성장시켜야 한다.

글쓰기는 자아실현 수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3. 쓰기는 어렵지만, 고치기는 쉽다.

짧은 시간을 쓰고, 긴 시간을 고쳐라.

길게 쓰면 고치기도 싫다.


위는 많이 축약한 내용이다. 다른 강연을 보면 10가지까지도 이야기하셨는데, 오늘은 세 가지를 이야기하셨다.

가지수가 중요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늘 강연은 만족이었다.

사실,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였다. 글쓰기 원칙 정도야 검색만 해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단지, 강원국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한시간 남짓 만남으로 다 알수는 없지만, 대략은 말이다.


지나가다 연예인을 봐도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받지는 않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그냥 인사만 하고 헤어지려다가..(강의실에 남자는 둘 뿐이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끈끈한 유대가 있었으리라 믿는다.)

사진이라도 찍을걸... 하는 생각을 하며 문을 나서는데 바로 앞에 나가는 선생님을 발견했다.

"선생님! 실례가 안된다면, 사진 한장 같이 찍어도 될까요?"

"그럼요!"

하고 찍은 사진이 아래 사진이다.

좋은 시간이었다. 글쓰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데, 좋은 생각 줄기를 하나 추가한 시간이었다.

언젠가, 다음에 또 뵐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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