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갔습니다. 석양이 비칠때쯤, 춥지만 아직은 빨간 시간이었습니다. 다 읽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책을 5권 또 빌렸습니다. 대출권수가 5권으로 제한되어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욕심대로 책을 한움큼 빌려 왔겠지요. 마치 이정도는 다 읽어버릴듯이 말이지요. 허나, 언제나 그렇듯 빌린 책을 다 정독하지는 못합니다. 그럼에도, 책을 만지고 머릿글이라도 읽고 내용을 훑는 재미와 기쁨이 항상 있습니다.

첫번쨰로 빌린 책은,
서영인씨의 ‘오늘도 가난하고 쓸데없이 바빴지만’입니다. 사야카의 ‘멀리 갈 수 있는 배’를 빌려 읽었습니다. 그런데, 책 사이에 작은 자료위치안내표(?)가 있었습니다. 그 표에 적힌 것이 이 책이었습니다. 나와 같은 책을 대여한 누군가가 찾아본 책. 한번 읽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알까요. 취향에 맞을지요. 사실, 작가님의 성함도 책 제목도 처음 듣는 책입니다. 빌려서 잠시 안을 들여다보니, 망원동에 관한 내용입니다. 반년 전까지만해도 저 또한 망원동에 살았기에,(지금도 사실 그 옆동네에 삽니다.) 책에 나오는 지명들과 가게들은 저희집 앞마당과 같았습니다.

둘째와 셋째 책은
​​이어령 선생님의 ‘읽고 싶은 이어령’, ‘언어로 세운 집’ 입니다. 선생님의 ‘지의 최전선’, ‘지성에서 영성으로’,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를 읽은적이 있습니다. 무슨 성(性) 이라는 것들이 있습니다. 지성, 감성, 영성 등등입니다. 그러한 성들은 정말 굳게 닫힌 성(城)처럼 구분되는줄만 알고 있었습니다. 서로 침범해서도 안되고, 그 순간 서로를 무너뜨린다거나 양쪽이 민망하게되지는 않을까 하는 개념으로 어렴풋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어령 선생님의 글을 읽고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날카로운 지성인듯 싶으나, 다시보니 세밀한 감성으로, 조금 더 고민하니 숭고한 영성으로 다가오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읽고 싶은 이어령’은 이어령 선생님을 읽어보고 싶어서 집었습니다. 그 앞의 부제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땅의 모든 지성에게’ 저는 지성이 아니지만 지성이고 싶었나봅니다. ‘언어로 세운 집’은 한국시를 기호학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시를 읽고 싶었고, 해석의 도움을 받고 싶었습니다. 그 도움주는 분이 이어령 선생님이라니요.

넷째는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입니다. 이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인가 하고 신비하게 시청했던 기억이 납니다. 원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언젠가는 빌려보리라 마음 먹고 있던 책입니다. 도서관을 나가려다 우연히 ‘예언자’가 눈으로 꽂혀 집어 나오게 되었습니다.

다섯째는
​​유발 하라리의 ‘대담한 작전’입니다. 사피엔스 혹은 호모데우스 등등 그 유명한 책들을 사실 하나도 보지 못했습니다. 너무 유명한 책들은 누가 선물해주지 않는 이상 급하게 보지 않는 편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 책 중, 유발하라리 것은 이 책이 유일했습니다. 그 대단한 책들도 이 작가가 쓴 것이지요. 작가의 맛을 볼 수 있을것이라 생각하여 빌렸습니다.

모두 리뷰를 쓸 수 있을까는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손에 잡히는 대로 보이는대로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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