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북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를 큰맘먹고 구매했다.

말그대로, 우리 문학을 100인의 배우분들이 하나씩 잡고 읽어준 오디오북이다.


책은 당연히 종이책이라고 생각했다. 질감, 냄새, 어쩌구 등등 책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적 단어들이 그 이유이다.

자유도가 높았던 어릴 때에는 종이책만으로 독서가 가능했다.

그런데, 어른이 되면서 시간과 공간, 그리고 자유마저도 내것이 아니게 되었다. 뭔가 쓰다보니 슬픈데...ㅋ 구속은 책임을 의미한다.

혼자 좋을대로 살아가는 삶보다도, 함께 의미있게 살아가는 삶에 나는 더 가치를 둔다. 그러니 괜찮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자유의 구속은 실물책을 항상 소지할 수 없게하고,

책을 읽고자 하는 시간에 갑자기 다른 일을 해야 하며,

빈손으로 있을 때에 갑자기 시간이 남는 등의 일이 발생했다.

그래서, 전자책으로 잠시 이동한 적이 있었다. 이미 유명한 '리디북스'를 이용해서 말이다.


나는 아직도 리디북스의 팬이다ㅋ 책을 살 수밖에 없게 만드는 그 넘어가고만 싶은 상술은 정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상술이라 표현해 미안하다. 

건강한 욕구를 잘 생겨나게 해서 충족시키는 긍정적 상술이라 생각한다. 한때는 정기결재까지 해가며 책을 모았다. 그런데, 

습관적으로 내가 읽는 것보다 사는 것에 집중한다는 것을 깨달은 후로는 정기결재는 멈춘 상태이다.


전자책으로 옮겼는데... 조금 더 어른이 되었는지, 이제는 전자책 조차도 손에 잡을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옮겨간 것이 오디오북이다. 옮겼다기보다는 리디북스 책들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었다.

대신 철수와 영희라는 남자 혹은 여자의 목소리로, 기계음으로 들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를 체험하며 이또한 신세계라 생각했다.

운전하면서 또한 단순작업을 하며 책을 읽을(들을) 수 있었으니.


그러다,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를 알게 되었다.

카카오 메이커스를 통해 알게 되었지만, 알라딘을 통해 구매했다.

(난 알라딘도 좋아한다. 작가를 존중하는 건강한 유통망을 가진 책 회사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언젠가 쓸일이 있을까...)

언젠가 불법유통망에 퍼질 것 같다. 하지만, 하늘과 나 자신에 당당하도록 구매를 했다ㅋ


처음 배송받았을 때는 아래와 같다.


비닐포장을 벗겨내면, usb메모리가 꽃혀있는 아크릴판과 얇은 책자로 나뉘어진다.

책자에는 각 작품과 그를 읽은 배우의 사진과 설명이 간단히 되어 있다.

usb에는 mp3형태로 오디오북들이 한 파일씩 들어있다.

받자마다 아이폰에 옮겨넣었다. 음악 넣듯이 넣으면 된다.

이런 식으로, 온 가족에게 이 책을 공유하는것도 가능하겠다.


시험삼아 하나를 틀어보았다.

1. 배우의 인사

2. 작품의 시대적, 문학적 설명

3. 소설 읽기

요렇게 세 단계로 이뤄진다.


아직 진득하게 들어보지는 않았다.

장거리 운전을 해야할 때, 단순작업을 해야할 때, 도저히 아무것도 능동적으로 하고 싶지 않은 정신상태일 때, 들을 생각이다.

그런 때를 일부러 만들어야지 보다는, 이미 평소에 오디오북 형태를 많이 들어온 시점과 타이밍이 있다.

항상 그랬듯, 들을 생각이다.

다음주에 홀로 부산을 왕복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그 때 들어봐야지..ㅋ


하지만..!

샘플로 풀려있는 최민식씨가 읽은 오발탄은 이미 들어보았다. 그를 통한 느낀점을 설명할까 한다.

배우가 읽는다. 이미 유명한, 혹은 얼굴을 보면 어떤 작품에 나왔는지는 알 정도의 인지도가 있는 배우들이 읽어준다.

그 배우들이 작품을 읽어준다. 긴장감을 유지하며, 목소리도 흉내내며 말이다.

결국, 한 소설도 다른 배우가 읽는다면 그 결과물은 (당연한 소리를 또 하고 있다.)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ㅇㅇㅇ가 읽은 ㅇㅇㅇ의 ㅇㅇㅇ'가 제목이 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나와 같이 시간과 공간과 자유가 조금씩 좀먹어들어가고 있다면:)

그만큼 책임과 역할이 더해지는 삶이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책을 다시 잡아보고 싶다면,

조금은 편한 방법으로 그 시작에 들어가고 싶다면,


오디오북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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