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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Me too 혹은 #With you 가 화제이다.
화제를 넘어 화재가 날정도로 여기저기에서 빵빵 터진다. 아는 이름들이 나올 때마다 가슴이 참 철렁철렁한다.

새학기가 시작된 3월 2일, 중앙일보 ‘최민우의 블랙코드’ 면에 미투 관련한 글이 실렸다.‘성이 아니라 권력이다.’라는 제목이다. 41세 전직 무용수가 본인도 미투를 하고 싶다는데, 문제는 대상이 남자가 아니라 여자 교수이라는 것이다. 술자리, 티켓팔이 등에 여성인 자신을 내보내고 권유했다는 이야기는 낯설지 않다. 술자리에 부르는 것이 무엇이 나쁜가, 공연 티켓을 좀 팔아보라는 것이 무엇이 나쁜가. 단지, 그 수단으로 성을 이용하게끔 유도했다는 것, 다시 말해 이용해먹은 것이 잘못이라는 것이다. 그 주체와 대상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잘못이다. 문제가 가지는 본질은 남성이 여성을 억압했다가 아니라, 권력을 이용해 타인의 성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문제의 본질은 성이 아니라 권력이다.

내가 방점을 주고싶은 부분이 있다. ‘성이 아니라’ 바로 이거다.
나는 남성이다. 그리고 여성이 절대적으로 많은 곳에서 일한다. 이곳에서 나는 성소수자이다. 부서가 있고 그에 맞는 업무가 있지만, 가장 많은 일은 운전이나 짐을 옮기는 일이다. 쉽게 말하면, ‘여성이 하기에 어렵거나 위험한 일들’이다. 물론, 어렵거나 위험하지 않아도 운전을 하고 짐을 옮기는 일들은 남성에게 몰린다. 괜찮다. 이해할 수 있다. 그정도 일은 아름다운 마음으로 기쁘게 할 수 있다. 물론 몸은 고되다.
문제는 남성으로서 배려(?)받을 때이다. 혹시나 내가 성적 문제를 저지를까봐 리더들로부터 어떠한 취급이나 조치를 받을 때가 있다. 물론 직접적인 이유를 말하진 않지만, 알 수 있다. 내가 그렇게 느낀다. 어느정도로 느끼느냐 하면, 잠재적 성범죄자 취급으로 받는다는 정도이다. 그것이 ‘배려’라고 한다. 나한테는 배려는 아닌것 같다. 수컷 애완견을 거세시키는 이유가 애완견에 대한 배려가 아닌 것처럼 말이다.

이 얘기를 들으니 어떠한가? 내 표현이 과한가? 지나치게 예민한가? 그럴 수 있다. 입장은 각자가 다르고, 누구의 생각이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그런데, 나는 좀 힘들다. 미쳐 죽어버리겠어 정도는 아니지만, 정말 쉽지 않다.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쩔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를 위한 배려라는데, 내가 예민한 것이고 그렇게까지 생각하는것은 아니라는데 어떻게 하는가. 하지만, 적어도 당사자인 나는 그렇게 느낀다.
나는 피해자이며, 내 주변이 무조건 잘못했고 고쳐야한다는 것이 아니다. 나를 향한 진정어린 배려일 수 있기에, 아직 어리고 경험없는 내가 잘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정말 잠재적 성범죄자 일수도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내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를 통해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맞으니까 아프다. 그뿐이다.

내 하소연을 늘어놓으려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는 힘든데 배려라고 하고, 원래 그런 것이라 하고, 참으라고 하고, 당신이 예민한 것이라 하고, 내가 틀린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참고 버티다가 지금까지 갔을 것이다. 전부는 아닐지언정 조금은 공감할 수 있다.

아마도 같은 자리에서, 응원한다. 이 말을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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