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들고다니는 에코백에는 날짜 지난 신문이 몇 부 있다. 잊고싶지 않은 문장이 담긴날의 신문들, 그래서 차마 버리지 못한 신문들이다.

신문의 쓰임을 단순화하여 생각하면, 그저 하루하루 소비할 수 있는 기삿거리 혹은 글들이다. 하지만, 맛난 음식처럼 그냥 먹어버릴 수는 없기에 음미하며 먹고싶고, 편안한 순간에 먹고싶고, 두고두고 먹고싶은 글들은 소화했든 안했든 가방에 넣어놓는다.

이를 사진을 찍거나 글을 쓰는 행위에 비할 수 있을까.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놓치고 싶지 않은 장면이, 기억이, 감정이 있다. 그때 사진을 찍고 글을 쓴다. 항상 그렇지는 않다. 게으름이 우선하여 마음만 있고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때가 더 많다. Seize the day라는 말처럼, 하루를 붙잡아놓고 싶은 마음이지만 잡히지 않는다.

신문을 가방에 담아다니는 행위는, 그 글을 보관하며 언제라도 다시 꺼내보고싶다는 의미이다. 물론 가방은 무거워진다.

내가 욕구불만이나 만족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을 시기면 가방은 더 무거워지고, 반대면 가벼워진다. 행복할 때, 만족감이 내게 가득할 때, 가방에 있는 신문을 죄다 꺼내어 한번 읽고는 떠나보낸다. 이때 미련은 없다. 하루가 내맘대로 되지 않는 날, 하루 대신 신문을 내 가방속에 잡아 넣는다.

그날 읽지 않으면 쌓여가는 신문과는 달리, 잡지 않은 하루는 날아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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