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포스터에 ‘젊다’라는 단어가 많이 보인다.
젊음을 무기로 삼는 사람들이 있는데, 젊음은 과연 어떤 가치가 있을까. 물론, 희소하며 그 자체가 갖는 정량적으로도 정성적으로도 표현하고 측량하기 어려운 가치가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갖지만, 계속 갖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 가치가 무엇인지 부지중에 다 알고 있는 그것이 젊음이기에.

이미 스러진 것들을 본다. 옛 간판, 멋진 말로는 레트로,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하지만 곳 사라질 것들을 보면 정감이 간다. 어쩌면 저것이 나의 젊은 시절이었기에.

포스터에 나온 젊음은 아마도 활력과 패기, 추진력을 의미할까. 그렇다면 사실 나에게는 그것이 젊음이 아니다. 내 젊음에는 그런 것들은 없었기에. 누군가에게는 차분함과 진중함이 그 젊음이다. 참 쓸데도 없이, 갑자기 젊음에 대해 생각한다.

다음 진로를 정하지 못해 방황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고민이 심해졌다면, 다음 수를 둬야할 때가 임박했다는 뜻이다. 누군가가 압박해서든, 내게 정해진 시간이 다 되어가든 말이다.

문제는 다음 둬야할 수가 정말 놓기 싫은 자리에 놓아야하는 수일때 발생한다. 아마 알고 있을 것이다. 가능한 수는 다 셈해 보았을 것이다. 묘수가 있지 않을까 희망을 찾아보지만, 시간만 흘러간다.

두기 싫은 수라도, 과감히 두어야 할 때가 있다. 그래야 그 다음 수를 기대할 수 있다.

내가 망설이는 이유는 나아갈 길이 없어서가 아니고, 단지 저 자리에 내 다음 수를 놓고싶지 않아서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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