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리디북스에서 일정기간동안 무료로 제공하는 책 중 하나였는데, 한번쯤 들어본 ‘츠타야’라는 단어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저자가 서점을 만들면서 하게되는 고민에 대한 블로그 글을 엮어놓은 책이다. 세부적인 내용까지 기억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서점을 디자인하기 위해,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진중하게 고민해나가는 저자의 한 걸음을 느낄 수 있던 책이었다. 책을 보며 저자에 대한 공감과 약간의 존경심을 가지게 되었다. 내용보다도 그런 인상이 내게 깊이 남아있었다.

아내와 떠난 여행에서 숙소로 향하던 중, 노란색의 ‘TSUTAYA’라는 글씨를 보았다. 사실, 츠타야 서점을 갈 생각과 계획은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교보문고를 궂이 갈 생각 하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츠타야 문고를 보니 두근두근 했다. 책으로만 본 그곳을 실제로 보게 되다니...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런 곳을 디자인하는 과정은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 곳이 그곳이구나 하며 흥분하는 나를 본 아내가 고개를 저으며 잠시 들렀다 가자고 했다. 나는 못이기는체 하며 차를 돌려 츠타야 서점으로 향했다.



외관 모습이다. 스타벅스와 함께 있었다. 사실 츠타야 서점은 여기 저기 많다. 요나고는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오며가며 두개를 보았다.


서점 내부,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다. 일층은 도서와 생활용품, 게임, 이층은 영화 및 음반으로 이뤄져 있었다. 한국 서점을 가면 정적인 느낌이 있다. 그런데, 츠타야 서점에 들어가니 ‘동’적인 느낌이 있었다. Lively라고 하나? 활기가 찬 느낌이었다. 읽었던 책의 제목처럼 취향을 설계하는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일상에 더 힘이 붙게 하는 힘을 더하는 물건들과 컨텐츠가 있는 곳이었다.


나도 몇개의 물건을 샀다. 그런데, 정말 마음에 드는 것은 종이백이었다. 이 종이백에 츠타야의 철학을 담아놓은 것이 아닐까? 한 면은 슬레이트, 한면은 스피커가 인쇄되어 있었다.
슬레이트는 무슨 뜻일까. 영화, 음악, 책, 게임 아마도 그 영화같은 순간들이 시작된다는 뜻이 아닐까. 나의 삶 이라는 작품 속에서 장면들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라는 뜻이 아닐까.
스피커는 마음에 와 닿았다. 영화, 음악, 책, 게임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볼륨을 조절하는 버튼으로 이뤄져 있다. 이것들이 조화를 이뤄 하나의 소리로 출력이 된다. 누군가는 게임을 꺼 놓을수도, 혹은 각각을 조화되게 할지도, 무언가에 치우치기도 할 것이다.

저 슬레이트, 그리고 스피커. 그 음량과 소재를 결정하는 요소들이 저. 쇼핑백 안에 담겨있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지 않냐. 그래봐야 상술 아니냐. 이런 말이 들리는 듯 하다. 사실, 나는 이런 마음이다. 저 안에 나의 취향을 담아, 나만의 소리와 영화를 만들 수 있다니. 멋지지 않은가..?!

저것이 상술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내 기꺼이 빠져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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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나고_라멘집_텐신  (1) 2018.10.07

아내와 요나고라는 소도시를 여행을 갔다.
맛집이 중요한 아내가 찾아낸 라멘집, 텐신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3박 4일중에 너무 맛있어서 두번을 방문했다.


구름이 가득한 하늘에 간판


메뉴판이다. 600~800 대이다.



내부 사진들이다. 두번 다 저녁시간대에 방문을 하니, 한산했다. 다른 후기들을 보면 점심시간에는 많이 붐빈다고 한다.


첫번째 방문 때에 시킨 두개의 라멘, 차슈라멘과 야채(야사이)라멘이다. 요리 전문가가 아니라서 맛을 세세하게 표현하지는 못하겠지만, 정말 맛있었다.

한국에도 라멘집이 많고, 일본 다른 지역에 방문 했을 때에도 보통 유명하다는 라멘집은 심심치 않게 가 보았다. 맛있는 집도 있었고, 보통인 집도 있었다. 다른 가게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에 텐신을 방문하여 라멘을 먹은 소감은... 텐신이 라면맛의 ‘기준’같은 느낌이었다. 여태까지 많은 라멘집을 가서 먹어보고 여러 맛을 보았는데, 아, 그 가게들이 이런맛을 내려고 했던 거구나. 하는 오리지날에 가깝다고 느껴지는 뚜렷한 맛을 텐신 라멘가게에서 맛보았다. 물론 맛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고, 개인적인 평이다. 허나, 앞으로 라멘을 다른 곳에서 먹을 때에, 그 맛을 따라하려고 한거구나.. 라고 따져볼만한 기준이 내 안에 생겨버렸다.


두번째 방문 때에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다. 아내가 잠시 손을 씻으러 간 사이에 내가 주문을 했다. 나름 두번째 방문이라고, 메뉴판도 안보고 말도 안되는 일본어 실력으로 주문을 했다. 내가 한 말은 다음과 같았다.
“매운라면... 아채라면... 두개!”
주문을 받는 아주머니는 알겠다며..
“아~ 매운... 아채... 두개?!”
나는 소통이 되었다 생각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나온 라멘은 ‘매운 야채 라멘’ 두개였다....ㅋ

아내와 나는 당혹스러운 기색을 비췄지만, 한입 맛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잘못 주문했지만, 맛있었다.
​​


깨끗하게 비운 그릇 사진...ㅋ


주차장도 넓다ㅋ 가게는 크지 않은데 주차장은 무슨 대형 쇼핑몰 수준이다. 별 말 하지 않으니, 주차를 잠시 해놓고 동네 산책을 다녀와도 좋다.



텐신 구글맵 링크
https://goo.gl/maps/gVXUuFx9va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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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타야 서점_요나고  (1) 2018.10.07


일본 요나고 여행 중, 우연치 않게 츠타야 서점을 보게 되어 충동적으로 들어갔다.

츠타야 서점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게되지 싶다.

이번 글의 주인공은 츠타야는 아니다.


새로운 드립 스테이션 발견 _ Qahwa



드립 스탠드를 봐 버렸다. qahwa라는 브랜드였다. 무식하게도 처음 보는 브랜드였고 처음 보는 스탠드였다.

혹시나, 한국에서 커피 드립 스테이션 혹은 스탠드라고 불리우는 물건을 사보려는 사람은 느꼈을 만한 것이 있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욕심내서 살 수는 있을 정도이나 외관상이나 기능상으로 재 보았을 때에 도저히 합리적인 가격은 아니다.

사실,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주문하여 저렴한 아이로 쓰는 드립스테이션이 하나 있었다.


기존 사용하던 드립스테이션의 단점

이 아이이다. 보기에는 디자인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가격도 상상외로 매우 저렴하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바로 애매한 길이감이다.

사진으로 찍지는 않았지만, 컵을 대놓고 내리기에는 너무 높고 텀블러를 놓고 내리기에는 약간 짧았다. 스테이션의 의미가 없을 정도로 말이다.

정말 아쉬웠던 것은 컵을 대놓고 내릴 떄이다. 위에 서버만 놓고 보더라도 제법 높다. 저 위치에서 커피가 떨어지면 컵 바닥에 닿은 커피가 주변으로 다 튀어버린다. 높이서 액체가 떨어지니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아쉬움을 갖고 있었지만, 마땅한 것이 없어 그냥 쓰고 있었다.


그런데... 위 qawha 드립 스테이션을 발견한 것이다.

혹시나 한국에서 얼마에 파나 검색을 해보니...

네x버에서 검색을 해보니 60,700원에 배송비가 12,000원이었다. 총 72,900원...!

qawha 스테이션은 3,300엔이었다. 한화로 약 33,000원... 여러 검색 기억을 뒤집어 보았을 때에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고민하던 나를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가 용기를 주어 결국 업어오고 말았다.


Qahwa드립 스테이션 포장상태

박스 외관은 위와 같고, 포장상태도 위와 같다. 노멀노멀하다.

아래 나무결은 아마 제품마다 다르지 싶은데, 결이 마음에 든다. 잘 당첨된듯 하다.


Qahwa 드립스테이션 사용기


Qahwa 드립스테이션은 가운데에 있느 트레이(?)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아래처럼 낮게 할 수도...

(예전에 쓰던 것은 이렇게밖에 사용을 못해서 커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아래와 같이 높게 할수도 있다. 컵을 대놓고 내릴 떄에 이 높이로 하면 주변으로 커피가 튀지 않는다.


혹시나 해서 텀블러를 놓아보니 길이가 잘 맞다.

조금 더 높은 텀블러를 쓰고 싶으면, 그냥 아래 트레이를 뺴놓고 써도 되겠다.



그렇게 한잔의 커피가 또 완성되었다.

모든 도구의 좋은 점은 시간과 과정을 단축시키고, 집중해야 할 부분에 에너지를 쏟게 해준다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가끔 도구를 쓰고 싶어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로봇청소기를 사기 위해 청소를 시작했다는 사람을 본적도 있다.)


앞으로는 조금 더 편하게, 본질에 집중하여, 뒷정리도 빠르게 커피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일본, 요나고 라는 곳에 왔다.

아내와 함께하는 또 하나의 여행.
땅을 뜨며, 다시 땅을 밟으며 생각하게 되었다.

누군가는 여행의 매력에 대해 말할때에 ‘낯선 곳’에서 ‘낯 선 사람들’을 만나는데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익숙한 사람과 낯선 곳을 방문하는 것도 참 묘미이다.

나와 내가 살던 곳이 아닌 다른 것을 찾는 이유는 결국, 그 상황에 맞딱뜨렸을 때에 ‘낯선 나’를 만날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인지하고 있든 아니든.

익숙한 사람과 낯선 곳을 방문하면, 오히려 더 낯선 나를 만난다. 이것도 우리만의 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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