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카페에 온다.
유명한 브랜드 커피점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개인브랜드 커피(?)점에 가려 하지만, 이 곳에 오는 이유는 아침에 문을 여는 곳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슬픈 이유를 하나 더 대자면, 의무와 사명감으로 방문하던 개인브랜드 카페가 영업의 어려움으로 문을 닫았다는 것을 더할수 있겠다. 그곳에는 지금 같은 사장님이 커피 대신 골뱅이를 팔고 계신다.
그 이후로, 이곳에 방문한다. 이름을 숨겨 무엇하리, 이디야에 온다. 반년 넘게, 문을 열고 들어오면, 변함없는 멘트로 맞아주시는 아르바이트 직원분이 계시다. 어렴풋이 따져도 반년이 넘는 기간동안 얼굴을 보았다. ‘안지 반년이 넘었다.’라는 사실에 비해 주문을 주고 또 받는 순전히 양방아닌 일방적인 사이이다. 앉는 자리와 카운터는 멀리 떨어져 있고, 음악은 크다. 궂이 말을 걸 이유도, 일므을 알 필요도 없다. 나는 문이 열려있으면 그만이고, 앉을 자리가 있다면 다행이다.

에스프레소와 얼음잔
시키는 메뉴는 둘중 하나이다. 에스프레소 혹은 따뜻한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를 좋아한다. 분위기니 뭐니 하는 문제를 떠나, 내게는 가격대비 가장 합리적인 메뉴이다. 단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맛있게 단 것은 좋지만, 시럽이 들어간 단맛은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맛이 아닌데 궂이 돈을 더 주고 사먹을 이유가 없다.
자리에 앉음면, 쌉쌀하고 고소한 에스프레소를 한입 혹은 욕심내어 두입을 대고는 얼음잔에 부어 차갑게 먹는 것을 좋아한다. 나름의 의식과 과정이랄까. 나는 아이스아메리카노가 먹고싶은 것이 아니다. 그냥, 에스프레소를 얼음잔에 부어먹는 것이 좋다.
이러한 이유로 어느 까페를 가든 에스프레소를 시키면 얼음잔을 같이 부탁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때, 카페의 수준(?)이 슬며시 드러난다. 아무런 의심과 생각 없이 기꺼운 마음으로 얼음잔을 주는 곳이 많다. 감사하다. 이 말은, 기껍지 않은 곳도 있다는 말이다.

어느 곳의 이야기를 해볼까. 할xx커피라는 곳이었던 것 같다. 얼음잔을 달라고 하니 표정이 굳어진다. 나를 잠시 쳐다보고는 물은 같이 못준다고 말한다. 그러고는 얼음잔을 푸줏간 고기주듯 턱 하고 내려놓았다. 얼굴이 화끈했다. 이사람이 지금, 나를 돈 아끼려는 사람으로 보는구나.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고작해야 에스프레소에 얼음에 차가운물 섞어 휘휘 저은 액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보는구나. 내가 제도의 틈을 이용해서 에스프레소를 시키고, 공짜인 얼음을 받고 물도 그냥 달라고 해서 겉으로 보이는 품격은 지키면서 자기 소중한 돈 오백원 정도는 아껴보려는 그런 사람으로 보는 것이구나.
물은 필요없다고 말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으로는 두 가지의 할말이 있었다. 얼음값을 지불해야한다면, 지불하겠다고. 원래 에스프레소는 물 한잔과 같이 줘야 맞는 것이라고 말이다. 설탕과 스푼은 당연하고 말이다.
그 다음부터는 어디를 가든 얼음잔을 잘 달라고 하지 않는다. 스타xx같은 유명브랜드에서는 물론 기꺼이 얼음컵을 준다. 직원이 어떤 마음으로 얼음컵을 건네든, 일단 겉으로는 웃으니 아무 문제가 없다.

자족함과 굶주림
어떤일이 있었든, 나는 지금 이디야에 앉아있다. 에스프레소를 시켰지만 얼음컵은 부탁하지 않은 채로 말이다.
시원한 곳, 활기찬 음악, 편한 의자와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상. 이 단어를 조합하면 꽤 만족스러운 분위기가 상상된다. 대부분의 시도가 만족스럽다. 문제는 저 반대편에 있는데, 대부분이 아닌 때에는 문득 아쉬워진다. 더 맛있는 커피가 먹고싶다는 생각이다.
좋아하는 커피점이 나도 있다. 맛있는 원두를 볶아 판다. 방문한지는 오래되었다. 그 곳에 가서 원두를 무엇이든 사고 싶다. 목요일 정도에 방문하여 갓볶은 원두를 사고, 여유있는 토요일 아침 10시정도 그 원두로 커피를 내려마시고 싶다. 그 맛이 그립다. 만난지가 참 오래여서 더 그립다.
현재 상황에 만족하고 행복해야 한다는 누군가가 말하는 원칙이 있다면, 그것이 여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일까. 더 맛있는 것을 먹고싶고, 더 아름다운 것을 보고싶은 것이 그렇다면 욕심일까. 그냥, 지금 보고 있는 것이 나에게 허락된 가장 좋은 것이라고 인정하고 수긍해야 하는 것일까. 지금 이 순간에 나도 모르게 만족하지 못하는 나는 그렇다면 너무 욕심쟁이인 것일까. 나와 내 삶과 환경에 대고 들어줄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지속하는 중인 것일까.
커피가 아니더라도, 빵이 아니더라도, 내 삶에 허락된 여러 요소에서도 문득 느낀다. 내가 자족하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 아니, 그것을 넘어 죽도록 싫고 힘든 부분이 있다.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 상황에 마주하였을 때에, 나는 자족해야 하는가. 아니면 나의 욕심을 인정하고 내 기준으로 보았을 때에 더 나은 상황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여기에서 나의 본심을 이야기하면, 나는 맛있는 커피를 택하고 싶다. 당연하다. 더 시간이 들더라도, 더 노력이 들더라도, 이런 좋은 환경에도 만족하지 못하냐는 비난을 듣더라도 말이다. 음악이 없어도, 편한 의자가 없어도, 나는 조금 더 맛있는 커피 한잔을 마시고 싶다. ‘난 만족해’라고 말하는 순간 나는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릴 것이다. 자족함보다는 굶주림을 택하고 싶다. 자족은 거짓만족으로 이어지기 쉽지만, 굶주림은 노력으로 그 노력은 만족함으로 이어질테니 말이다. 물론, 노력의 다음 순서가 절망인 경우도 있다. 없다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있다.

카페에 앉아 잔을 이미 비웠다. 부어진 커피는 어디로 흡수되었는지, 내 마음은 아직 허하다. 생각나는 것은 더 맛있는 커피 한잔이다.

이년 전이던가, 한창 더치커피 내리기에 열중한 적이 있었다. 한창 프로모션도 많이 하고 사람들이 많이 애용하는듯 보이는 ‘마이더치’기구를 사용해서 말이다.(마이 더치라고 검색하면 정말 쉽게 찾을 수 있다. 논란의 여지가 될까봐 사진까지는 첨부하지 않는다.)

“마이 더치는 사실 좀 불편했다.”
겉보기에 예뻤고, 간편해 보였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번거로움이 많았다. 물필터와 커피 필터를 내릴 때마다 갈아줘야 하고, 얼음도 얼려서 넣어줘야 했다. 물론, 얼음을 넣지 않아도 더치는 내릴 수 있지만... 얼음을 넣어야 더 맛있게 내려진다는데(콜드브루니까) 안 넣을 수 없지 않는가. 얼음을 넣다보니 병에 물이 맺혀서, 조금만 지나면 주변에 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내리고 난 다음 뒤처리도 사실 조금 어려웠다. 부품이 많기 때문이다. 위에서부터 생각나는대로 적으면... 물통뚜껑, 물통, 물통 필터마개, 물필터, 이음원판(?), 원두통, 원두통필터, 커피통, 받침대였다. 써놓고나니 9개다. 커피 한번 내리면 설거지하고 정리해야 하는 것이 9개나 된다. 그리고, 내릴 수 있는 커피 양도 별로 많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만큼의 양을 내리려면, 두번정도 내려야 했다.

집에서 왜 더치커피를 내리는가? 물론 카페에서 비싸게 사먹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저렴하게 마시기 위해서일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만들어 먹는 재미도 있다. 그런데, 나 같은 경우는 시간 절약(?)을 위해서였다. 모카포트로 내리든, 드립으로 내리든, 커피를 내리는 데에는 어느 정도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대부분 그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과정을 즐긴다. 그런데, 가끔씩 손님이 오거나 하는 등의 때에 바로 커피가 필요한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그때그때 내려마시기가 어려운 순간인데, 이 때 더치가 있으면 매우 편리하다. 그냥 병에서 꺼내여 마시면 되기에. 그런 측면에서, 마이더치는 사실 굉장히 손이 많이가는 도구였다. 쓸 때는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고 계속 사용하다보니 그렇게 느꼈다.
지금은 마이더치를 이용하지 않는다. 다 깨지고 금이 갔기 때문이다. 그정도로 많이 사용했다. 새것을 하나 살까 하다가, 대안이 없을까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눈을 돌린 곳이 바로 ‘침출식 커피’이다.

뭐든 간단히 이야기하면, 본질을 흐리게 된다. 하지만... 커피를 내리는 과정을 간단히 이야기하면, 태운 커피콩물을 우려내는 과정이다. 도구와 방식과 뜨거운물이냐 차가운 물이냐의 차이이다. 이 관점에서 더치커피와 침출식 커피의 차이는 똑똑 떨어뜨려서 커피를 내리느냐와 물에 좀 담가놓고 커피를 내리느냐의 차이이다. 물론 앞 설명에는 생략된 것이 엄청나게 많다.

실험을 위해, 집에 있는 아무 물통을 이용해 침출식 커피를 만들어 봤는데 맛이 괜찮았다. 그래서 조금 더 편하게 침출식 커피를 내릴 수 있는 도구가 없을까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구매한 것이 바로, 하리오 ‘콜드 브루어’이다. 편하게 침출식 커피를 만들 수 있는 도구이다. 해외직구 사이트인 Q10에서 구매했다. 가격은 한화로 2만원 정도. 스타벅스에서도 동일제품을 판매했었다고 한다.


구성품은 위와 같다. 병에 원두 담는 통이 있고, 그것을 윗통과 결합하여 담가놓는 식이다. 원두는 스타벅스 원두를 구매했다. 커피를 조금 안다 하는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 원두가 얼마나 싸구려인지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아내가 제일 좋아한다ㅠ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이다ㅠㅠ 그래서 선택했다.


원두가 얼마나 들어갈까 적당히 넣고 재보니 약 70g이다. 침출식 커피를 내릴 때 답은 없지만, 보통 원두와 물을 1:10 비율로 내린다고 한다.


원두를 갈아 넣었다. 탁탁 쳐서 고르게 한 뒤


마개와 결합했다. 살짝 눌러 돌려끼면 된다.


다시 윗통과 결합한다. 이또한 살짝 눌러 돌려끼면 된다. 실리콘이라 잘 끼워진다.

병과 결합한 모습​


옛 버릇이 있어써 얼음을 한알 넣어 주었다.


윗 뚜껑 마개를 열고 물을 부어 준다.


넘치치 않을 수준까지 부어주니 700ml정도 된다. 원두와 물 양이 1:10이 되도록 원두통과 병이 디자인 되었다는 소리이다.


위처럼 윗부분 바로 아래까지 물을 부어줘야 나중에 넘치치 않을 것이다.


그리고... 냉장고에 그냥 넣어주면 끝!
필요한 시간은 8시간이다. 하지만, 자기 전에 넣어주고 아침에 일어나서 꺼낸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다.


“맛”
맛있다ㅋ 사실 커피는 원두만 맛있으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내 경우에는 그렇다. 많이 내려먹어봤으니까) 치사할 정도로 따지지 않는다면, 더치 커피와 크게 다를 바가 없겠다. 단지, 너무 오랫동안 우리면 원두 잡맛이 섞여들어갈 수 있겠으니 적당히 우리는 것이 좋겠다.

“뒷정리”
편하다ㅋ 깨질 염려가 있는 것은 아랫병 하나만 조심하면 된다. 원두 찌꺼기 처리나 다른 부분도 어렵지 않다. ‘마이더치’와 비교하면 비교적 신경이 정말 덜간다.(그렇다고 마이더치를 디스하는 것은 아니다ㅠ 깨져 못쓸때까지 이용해 봤다.)

오늘 아내 손님들이 오는데, 그 자리에 대접해 봐야겠다.























































상해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방문기!


상해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 갔다. 

지하철 '난징서로'역에 내리면 바로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큰 매장, 축구장 반만한 사이즈, 미친가격 등등등 여러 소문을 등지고 매장을 방문했다.

위 사진에는 가려 보이지 않지만, 큰 쇼핑몰과 붙어있는 건물이었다.


1층!

1층으로 들어가자마자 수많은 커피용품이 나를 반겼다.

커피를 좋아하고, 사먹는 것보다는 직접 내려먹는 것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눈이 즐거웠다.

단순히 디자인 소품으로 놔둬도 좋을 만큼 예쁜 용품들이 많았고, 커피를 내려먹는 사람으로서 탐나는 용품들도 많았다.

위 드립스테이션을 사실 사고 싶었다. 그런데 가격이... 한화기준으로 약 8만원이 넘었다.


모카포트인데... 가격이 한화로 약 25만원 정도로 기억한다...

기타 등등... 내 입장에서는 보는 것만으로 즐거웠다...ㅋ

기념으로 하나라도 사올 수 있었지만, 필요치 않은데 궂이 사고싶지는 않았다.

전반적으로 가격은 정말 사악했다.

예상한 가격에 곱하기 3을 하면 실제 가격과 비슷했다.


아래 사진들은 커피를 직접 볶아, 그 원두들이 전달되는 관(?) 같은 시스템이다.

마치, 퍼포먼스 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구경하고 직원들은 원두를 볶았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따라 로스터리 시설들이 펼쳐져 있다.


2층!

1층은 커피였고, 2층으로 올라오면 차(tea)에 관련된 용품과 차를 판매했다.



총평!


커피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시간을 내어 방문할만 하다.

많은 용품들이 있었지만, 너무 비쌌다. 그 용품들이 스타벅스 오리지널도 있었지만, 대부분 다른 업체와 기획하여 만든 용품이 많았다.

실제로, 드립 내릴 때에는 케맥스를 쓰더라.(한국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도 케맥스를 쓴다.)

앉아서 커피나 빵을 먹고 마실 자리는 잘 없다.


커피를 좋아한다면, 꼭 방문해서 둘러보는 것도 좋다.

마치 커피 페스티벌이 열린 것처럼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용품을 구경한다.

바리스타들은 즐거운 얼굴로 커피를 내리고, 시음하고 싶은 원두로 커피를 직접 내려준다.


외국인들(중국인이 아닌 사람들)도 많이 구경온다.

스타벅스 외에 주변에 다른 볼거리들도 있으니 겸사겸사 가면 좋을 듯 하다:)


그래도... 위에 드립스테이션은 살걸 그랬나... 하는 물욕이 든다ㅠ







'여행&직장_국제개발협력 > 중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해_상해임시정부 방문  (4) 2018.03.0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