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에 유시민씨가 2013년 시점에서 답하다.’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씨가 쓴 책중 세번째로 읽은 책이다.

유시민씨가 이 책을 쓴 동기는 간단하다. 정치계를 떠나고 비정규직 프리랜서(?)가 되며, 출판사로부터 책 의뢰를 받았다고 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을 안고 책을 써달라는 의뢰였다고 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누구나 할 수 있을법한 질문이지만, 시원하게 답할수 있는 이가 누구일까. 처음 이 책을 손에 잡은 것도 그 이유였다.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을까. 좋을까. 바람직할까. 삶이라는 것에 옳음이 있는 것일까. 어떤 가치에 무게를 두어야 하는가. 등등. 어떤때는 알겠다가도, 나이를 먹고 새로운 관계와 상황이 설정될때마다 다시 고민하게 되는 것이 바로 ‘삶’이다. 궁금했다.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책의 제목이 ‘이렇게 살아야 한다.’였다면 아마 이 책에 손을 대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작가가 스스로에 대해 질문을 하고, 지금도 그를 더듬고 찾아가며 확정하고 흔들려가는 과정 가운데에 쓴 책이겠다 싶었다. 그래서 책을 펼쳤다.

도 삶에 대한 엄청난 진리를 담고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책을 보지는 않았다. 단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유시민이라는 사람이 받았을 때, 이렇게 대답하고 생각하는지를 읽었다. 그로 족했다. 맞다, 맞어 하며 동의로 고개를 끄덕이는 부분있었고, 동의되지 않아 갸우뚱 하는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참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책을 읽으면서 유시민씨는 참 폭이 넓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삶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사람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배는 왜 고픈지, 결혼은 왜 하는지, 죽음이란 무엇인지. 이런 류에 대한 나름의 답을 내놓는 사람들은 많다. 문제는 이상한 개똥철학만 늘어놓다가 끝난다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해, 너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내가 맞는거니까. 내 경험으로는 이랬어. 이런 식으로 이야기한다. 일관성이 없고, 묘하게 설득력은 있는데 인정은 안된다.

확증편향이라는 단어가 있다. 사람들은 여러 상황에 놓이지만, 그 경험들이 자신이 해석하고 싶은 하나의 확증을 설명하는 편향된 근거로 자리잡는다. 50살이 될때까지 100번정도 나쁜남자를 만나 차였다면, ‘남자는 다 쓰레기다.’라는 확증에 근거1, 근거2....근거100이 자리잡았을 것이다. 이해는 가지만 매우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랄까. 소위 인생선배들이 하는 말중 많은 경우가 그렇다. 나는 이랬고, 내 상황은 이랬어. 그러니까 너는 이렇게 해야해. 당장은 고개를 끄덕여도 나중에는 의문이 생긴다. 왜일까. 나는 당신이 아니니까. 우리 부모님은 당신의 부모님과 같지 않으니까. 환경이 다르고 시대가 다르니까. 결국 조언받은대로 살아가려면 뭐가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언젠가 결국 그렇게 된다. 물론, 배울점만 심플하게 참고해서 나에게 적용하면 상관이 없다.

앞에서 유시민씨가 폭이 넓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유시민씨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는 이렇다. 왜냐하면 이렇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점에서는 다를 수 있다.’ 내가 어떠한지와 무엇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는지를 잘 설명한다. 일반적 시대적 상황과 자신의 특수 상황을 잘 설명한다. 설득하거나 우기지 않는다. 홍세화씨의 ‘생각의 좌표’에서 읽은 아이디어를 빌리면, 지금 나에게 형성되어있는 생각은 대체 어디로부터 근거되어 왔는가를 알고있는 것이다. 

유시민씨는 그것이 절대적 진리라고 우기지 않는다. 나다움과 다름과 다양성을 인정한다. 하지만, 생각의 근거가 단단히 서있다. 그러면서도, 고집하지 않으니 유연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 생각을 설명하는 근거에는 임상과 경험도 있지만, 생물학적 근거들도 적지 않게 보인다. 내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현재까지는 제3자 사이에서도 객관적으로 맞다라고 인정되는 사실들을 잘 조직하여 설명한다. 설명했다기 보다는 그렇게 생각하는 듯 하다. 그런 점에서 폭이 참 넓어. 보인다.


책에서는 삶에 대해 생각하기 이전에, 나답게 산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삶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죽음에 대해 먼저 짚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삶의 시작과 마지막 가운데를 어떻게 가치있게 살아야할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가치없는 것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말한다. 마지막은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 삶의 마무리로 글을 마친다.


유시민씨는 사상가가 아니다.(사상이 없다거나 부족하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스스로를 작가라 했다.) 사상을 정리하여 책으로 낸 것도 아니다. 위에 말한것처럼 ‘어떻게 살 것인가’에 유시민이라는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고 답했구나 라는 것으로 족할 듯하다. 십년 후에 다시 이 질문을 받으면 조금 예시나 답변들이 더 날카로운 방향을 잡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책 제목을 조금 더 유치하게 지어보면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에 유시민씨가 2013년 시점에서 답하다.’ 정도 되지 않을까. 물론 제목이 맘에 들지는 않는다.


나는 유시민씨가 아니고, 유시민씨가 가치있다고 한 모든것들이 내게 해당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삶이라는 질문에 담담히 답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것만으로 족했다. 이제 나도 그 질문에 답할 차례인듯 하다. 내 스스로에게.


목차는 아래와 같다.

프롤로그|나답게살기

제1장|어떻게 살 것인가

제2장|어떻게 죽을 것인가

제3장|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제4장|삶을 망치는 헛된 생각들

에필로그|현명하게 지구를 떠나는 방법


마지막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던 한 부분을 적음으로 글을 마친다.


그대는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는가? 그대는 그 신념을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는가? 이런 질문을 받으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 아니라고 말하면 조금 비겁한 것 같고 그렇다고 하자니 감당하기가 어렵다. 그러니 질문 형식을 바꾸어 보자. 신념을 위해 살고 죽는 것은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만약 그런 삶이 훌륭하다면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가?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신념을 위해 살고 죽는 것이 훌륭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그것은 훌륭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또 훌륭한 신념을 가졌다고 해서, 반드시 그 신념을 위해 살고 죽어야 하는 것 역시 아니다. 신념을 위해 살고 죽는 것도 훌륭한 인생일 수 있지만, 그것과 다른 인생 역시 얼마든지 훌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유시민

​​​​간단한 요약
우리는 ‘선택 설계자’가 만들어놓은 세상 속에 산다.
얼핏 보기에 임의로 내려진 결정이 세상 각 영역에 미묘한 영향을 미친다.

넛지란 팔꿈치로 슬쩍 찌르기라는 뜻으로, 선택 설계자가 취하는 하나의 방식이며 사람들에게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그들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넛지로 사람들의 선택에,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성향, 얘를들어 계획오류(사람들이 어떤 프로젝트를 완수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예측할 때 비현실적인 최적의 상황을 가정하는 경향), ‘현상유지 편향’(타성, 현상유지 혹은 ‘디폴트옵션:기본옵션’을 따르려는 성향) 등이 있다고 설명한다.

사람들에게는 타성이 있고, 타성의 힘을 과소평가하면 안되며, 그 힘을 이용할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의도성 없어보이는 디폴트 값에 의해 판이하게 달라지는 운명을 우리는 갖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런 넛지를 이용하여 사람들이 긍정적인 선택을 하더록 유도할 수 있으며, 그는 보건, 사회, 경제 등 여러 분야에 해당된다는 것이 결론이다. 물론, 이를 악용할 경우나 중립이 가능한가에 대한 고민도 보인다.

느낀점
전혀
새로운 것을 알았다기보다는, ‘넛지’라는 개념을 통해 알고 보고 생각하던 것들을 조금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넛지라는 개념설명 후, 제시되는
많은 예시들도 이해를 도왔다.

개인적인 적용점이 하나 생겼는데, ‘방향 없는 안내’는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상대방이 A를 택하는 상황이 가장 좋음을 내가 알고 있어도, 나는 나머지 B, C, D를 함께 설명하고 상대의 자유의지로 자유로운 선택을 하게 하려는 시도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시도(?)에는 이중성이 있음을 깨달았다. 오히려 그런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마치 상대를 배려하는 양 행동하는 것은 오히려 상대를 혼란에 빠뜨리며, 덜 좋은 상황으로 인도하는 행동이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상대방 의사에 반하지 않으며 넛지를 이용하여 자연스레 설득을 하고, 참으로 이점이 있는지 철저히 살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좋은
틀을 방향을 건강하게 제시하는 사람, 단체에 대해 생각해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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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파카 만년필 AS  (0) 2018.06.11

막상 블로그를 쓰려니, 찍어놓은 사진이 한장 뿐이다.


책은 연남동에 있는 서점리스본에서 구매했다.

친구가 근처에서 찻집을 하는데, 문이 닫아 근처를 돌다가 우연히 발견하여 들어갔다.

이에 대한 포스팅은 나중에...


사실, 베스트셀러(?)류의 책은 좀 지난 다음에 읽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라틴어 수업이라는 책에 대해서는 익히 호평을 듣고 있었는데, 장모님이 사주셔서 읽게 되었다.


저자인 한동일 선생님이 서강대학교에서 라틴어에 대해 강의한 수업을 모은 책이라고 한다.

책 제목 답게 1강, 2강, 3강 이런 식으로 구분되어 있다.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한 강씩 끊어서 읽어도 괜찮을 듯 싶다.


말 그대로 라틴어 수업에 관한 책이지만, 라틴어 문법이나 단어를 구구절절이 적어놓거나 설명해 놓지는 않았다.

라틴어를 통한 사유, 인문학 서적에 가깝다고 할까.

우리가 몇번 들어봤거나, 혹은 생소한 사자성어 및 한자로 인사이트를 풀어놓은 책이나 글은 흔히 생각할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라틴어에 대해 수업을 하며 그 의미를 조금씩 편안하게 풀어놓는 책이다.

외울 부담 없이, 한강 한강 느끼며 편안히 듣는 수업이다.

단, 다음 수업이 궁금해지는 좋은 수업이다. 심지어 첫강은 휴강이다.


모든 언어가 통하지만, 라틴어는 여러 언어의 뿌리가 되는 언어이다. 그래서 더 생각하고 깨달을 것이 많은 것일지도.

캄보디아 출장 길 비행기에서 다 읽어버렸다. 쭉 편하게 읽으니 네시간 정도면 읽을 정도로 잘 읽히는 글이다.


책의 머릿말과 후반에 서강대학교에서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이 쓴 편지들이 있는데, 그 중 한명이 아는 사람이어서 깜짝 놀란 책이기도 하다.(이건 개인적으로)


결론을 말하면, 라틴어 수업이다. 라틴어와 그에서 나오는 저자의 인사이트를 공감되게 편안히 풀어놓은 책이다.

옆에 놓고 생각날때마다 아무 곳이나 부담없이 펼쳐서 또 보고 싶은 책이다.

라틴어가 아니더라도, 다른 언어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한 책이다.


인상 깊었던 한 구절을 적음으로 맺는다.

"진리는 진리 그 자체이기 때문에 고개를 숙이는 것이지, 외부의 힘에 의해 고개를 숙이는 것은 진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강압에 못 이겨 순종하는 진리는 이미 진리가 아니다."

제목 : 지브리 30주년 특별전_스튜디오지브리대박람회

장소 : 세종문화예술회관 미술관

기간 : 2017.12.05. (화) ~ 2018.03.02. (금)


지브리 30주년 특별전 : 스튜디오지브리대박람회 에 관람을 갔다.

방문한 날은 12/29 금요일이다.

주말에 가면 밟혀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평일을 택했는데, 그래도 줄을 서서 기웃기웃하며 봐야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연말인가 보다.


난 지브리 팬이다. 그냥 나온 작품은 거의 다 보았고, 참 좋아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이정도면 팬이 아닐까?

도쿄에 있는 지브리 박물관도 갔었는데, 입벌리고 돌아다닌 기억이 있다.


예약은 하나티켓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온라인으로 예매를 하면... 전시회 포스터를 준다...ㅋ

사실, 티몬에서 예매를 했는데 날짜 구분이 안된 티켓을 팔고있었다.

티켓은 올해 볼 수 있는 것과 내년에 볼 수 있는 것 두종류인데, 티몬은 별도 안내 없이 내년것을 팔고 있었다.

날짜를 확인하지 않았으면, 현장에 가서 억울할 상황이었다. 티몬에 전화해서 물어본 뒤, 취소하고 하나티켓으로 재예약을 했다.

하나티켓을 추천한다!


전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첫번째는 기획 파트(?)

두번째는 비행 파트(?)이다.


첫번째 파트는 지하1층에서 부터 시작되고, 사진은 찍을 수 없다.

포스터가 완성되는 과정, 제목의 서체를 정하고 어떤 카피로 홍보를 할지를 결정하는 과정, 그것이 담긴 메모와 과정물, 결과물들을 전시해놓은 파트이다.

기억나는 문구들중 몇개만 적어보면

"중요한 것은 격조와 품격"

"이 이상한 생물은 아직 일본에 있습니다. 아마도." _토토로

"멋지다는 것은 이런 거다."_붉은 돼지

"주인공은 90세 소녀"_하울의 움직이는 성

정도이다. 사실 더 많다.

이후, 기념품점에서 도록을 판매하는데 도록 내에 전시내용들이 담겨있다.

전시장에서 찍은 포스터들, 촬영이 가능한 곳에 전시된 포스터이다.


두번째 파트는 "비행파트(?)"이다. 여기에서부터는 촬영이 가능하다.


지브리 작품중에는 하늘을 나는 것을 다룬 작품들이 많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천공의 성 라퓨타, 바람이 분다, 마녀배달부 키키 등등등등

제목과 소재 외에도 하늘을 난다는 이미지가 많이 쓰인다.

예전에 무용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무용의 장르를 떠나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점프'라고 한다.

중력이라는 자연에 거스르는 인간의 움직임이기도 하고, 하늘에 가까워지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비행'이라는 것은 항상 그래서 어렵고, 도전이며, 설레는 모양으로 그려지는 것이 아닐까.


하늘을 나는 원리와 지브리의 작품에서 그것들이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한 전시이다.

지브리 작품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것도, 아닌 것도 있다.

비행 원리를 설명한 애니메이션과 비행 모형을 볼 수 있다.

동영상은 아래에 첨부!


느낀점!

첫번째 파트가 너무 좋았다. 이름을 기획 홍보 파트라 붙일까?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전 제작, 캐릭터 설정과 세계관, 이를 사람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어디에서 만나게 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고민이 보였다.

내가 봤던 한 장면 한 장면이 어떤 고민을 밟아 만들어진 것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약간 거짓말을 보태면,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감동이 있었다. 개인적인 감상일 수 있다.


두번째 파트도 좋았지만, 신기한 것을 전시해놨다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메인은 첫번째 파트이고, 그에 부가적으로 더하여 한 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개인적 감상일 수 있다.


기념품점은 특별한 것은 없었다.

이렇게 말해놓고, 도록과 캔뱃지와 캘시퍼코스터와 토토로 오뚜기를 산 것은 비밀이다...ㅋ

몇가지 특별제작된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 도토리숲이나 다른 곳에서 살 수 있는 것들이었다.

정말정말정말 아쉬운 것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관련된 물건이 적고 품절이었다는 것이다...ㅋ

다른 작품에 비해 팬층이 얇아서인지 관련 물건을 찾기가 어렵다. 개인적인 아쉬움이다ㅋ


결론 및 느낀점!

스튜디오지브리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내가 봤던 작품들이 떠오르고, 그 뒤에서 어떤 논의들이 이뤄졌는지를 떠올릴 수 있다.


가볼 예정이라면, 지브리 작품들을 몇개 재미있게 본 후 가면 좋을 것 같다.

전시를 보러온 사람들 중, 별로 볼거 없네 하고 휙휙 지나가는 사람들을 몇 볼 수 있었다.

기초교육이 안되어있으니, 심화교육이 통할리가 없다.

지브리 작품을 모르면 당연히 재미도 의미도 반감될 듯 하다.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그렇다. 의미는 받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니.


언제 어떤 형태로 만날 것인가? 라는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단순히 애니메이션 한편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물건과 체험으로 팬들에게 다가갈 것인가 하는 성의있는 노력.

앞으로도 계속 지브리 팬이 되고싶은 이유이다.


강연명 : 마음을 움직이는 글쓰기

강사 : 강원국, '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장소 : 이화여대 음악관 시청각실


이대나온 여자인 아내가 위 홍보물을 보고 나에게 강의가 있음을 알려줬다.

'대통령의 글쓰기'를 재미있게 읽었다. 글쓰기 스킬 외에 읽는 재미가 더 있던 책이었다.

토요일 아침이고, 강의를 들으러 갈까 말까 고민을 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여러 곳에서 '글쓰기 몇개 원칙' 이런식으로 강의한 영상이 제법 올라와 있었다.

내용이 차이가 있을까 똑같은 대본을 읽으시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결국 길을 나섰다.

똑같은 강의를 하더라도 현장감이 있을테니까. 강원국 이라는 '인간'도 직접 보고 싶었다.

망원동 우리집에서 이대는 별로 멀지 않았다.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을 뚫고, 언덕을 올라 음악관에 도착!

아내가 공부하던(는) 곳이라 몇번 왔었어서 찾아오기는 어렵지 않았다. 

음악관 지하 1층에 있는 시청각실에서 강연이 있었다.


학생은 별로 없었다. 대신 남자는 나 하나였다.

젊고 나이드신 교수님들과 글쓰기 동호회 어머님들(아닐 수 있다.) 정도가 있었다.

내 기억에는 20명 내외정도가 강의실을 채웠다. 앞쪽에 앉아 자세히 보지는 못했다.


시간 맞춰 강사님이 도착하셨고, 강의가 시작됬다.

강의 요점은 세개였다. 내 언어로 풀어 쓰겠다.


1. 생각을 말로 옮기고, 글로 써라.

글쓰기는 가장 어려운 표현법이다. 생각 정리도 안되어있는데 어찌 그 표현을 하겠는가.

말을 계속 하다보면 생각이 나오고 정리가 된다. 글쓰기는 그 다음이다.


2. 나를 키워라

내가 훌륭하면, 내가 쓰는 글도 훌륭하다.

책을 읽든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든 메모를 하든, 가능한 여러 방법을 통해 나를 성장시켜야 한다.

글쓰기는 자아실현 수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3. 쓰기는 어렵지만, 고치기는 쉽다.

짧은 시간을 쓰고, 긴 시간을 고쳐라.

길게 쓰면 고치기도 싫다.


위는 많이 축약한 내용이다. 다른 강연을 보면 10가지까지도 이야기하셨는데, 오늘은 세 가지를 이야기하셨다.

가지수가 중요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늘 강연은 만족이었다.

사실,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였다. 글쓰기 원칙 정도야 검색만 해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단지, 강원국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한시간 남짓 만남으로 다 알수는 없지만, 대략은 말이다.


지나가다 연예인을 봐도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받지는 않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그냥 인사만 하고 헤어지려다가..(강의실에 남자는 둘 뿐이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끈끈한 유대가 있었으리라 믿는다.)

사진이라도 찍을걸... 하는 생각을 하며 문을 나서는데 바로 앞에 나가는 선생님을 발견했다.

"선생님! 실례가 안된다면, 사진 한장 같이 찍어도 될까요?"

"그럼요!"

하고 찍은 사진이 아래 사진이다.

좋은 시간이었다. 글쓰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데, 좋은 생각 줄기를 하나 추가한 시간이었다.

언젠가, 다음에 또 뵐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

연극_ 장수상회

2017.09.30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추석 연휴를 맞아, 엄마를 모시고 아내와 함께 장수상회를 보러 갔다.



오늘의 라인업은 위와 같았다.

신구 선생님과 손숙 선생님이 나오는 라인업이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신구 선생님보다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이 더 좋다.

다른 라인업의 배우분도 좋았을 것 같다. 오히려 더 연극에 포커스 된 분이어서 감동이 더해졌을 수도..

여하튼 오늘은 신구 아저씨이다.

이름 참 좋다. 새것과 옛것이 함께 있기는 어려우니.



달오름 극장 무대이다. 시작전 한컷을 찍었다.

좌석은 이층 맨 뒤였다. 처음에는 너무 뒤인가 싶기도 했다.

연극을 볼수록 무대가 한눈에 보이는 자리이고 가운데여서 더 좋았다.


공연을 많이 보지는 못하지만, 확실히 연극무대는 작고 간결하다.

무대장치와 부대효과를 많이 사용하는 뮤지컬과 대비대기에 그렇게 느꼈다.

배우가 끌어가는 비중이 더 크기에 그렇겠다.

커튼콜 사진이다.

구 아저씨와 숙 아주머니의 조합은 참 좋았다.

구 아저씨의 발음과 발성이 너무 또렷히 들렸다.

숙 아주머니는 어쩜 그리 우아하신지 모르겠다. 입고 나오신 옷들이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다.(난 남자다.)

내용은 영화 장수상회와 같다.

다만 지나치지 않게, 모자르지 않게 내용을 담았을 뿐이겠다.


나도 나이가 들어 치매에 걸리면 어떻게 될까.

만약, 아내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천국에서 보내는 하루는 이 세상에서 보내는 천년과 같다는 대사가 있었다.

10년을 먼저 가더라도, 천국에 도착하여 뒤를 돌아보면 짝을 만날 수 있다는 대사였다.


먼저 떠난 이는 그럴 수 있겠다.

남은 이는 10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아내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내가 먼저 떠나게 되었을 때

만약, 다른 좋은 짝이 나타난다면 자유로이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 엄마도, 더 늦기 전에 다른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고.

물론 반대의 경우에 나는 그러고 싶은 마음은 없다.


엄마와 인증샷.

내가 너무 가식적인 표정을 하고 있다...ㅋ

가족과 보기에 좋았다.

웃음도 감동도 있는 연극이었다.

앞으로, 선택의 기회가 오면 뮤지컬보다는 연극을 더 보고싶다.

더 작은 무대에서.


*주차는 3,000원에 5시간이 된다.(공연 관람자에 한해)

연극보고 남산공원에 걸어 올라갔다 왔는데, 좋았다!

하관_천수호


아버지께 업혀왔는데

내려보니 안개였어요


아버지 왜 그렇게 쉽게 풀어지세요

벼랑을 감추시면

저는 어디로 떨어집니까


중앙일보 사설란은 ‘시가 있는 아침’이라는 코너로 시작한다. 먹먹하다. 시를 읽고 떠오른 단어이자 감상이다. ‘먹먹하다’라는 단어를 조금 더 알게되었다.


‘아버지께 업혀왔는데

내려보니 안개였어요’

내가 업혀있었다는 것을, 나를 업어준 이가 사라지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갑자기 알지는 못했다. 안개처럼 서서히, 기분나쁘게 조금씩 알게된다. 안개 속에 떠있던 발이 땅에 슬쩍 닿을 때쯤에서야, 나는 온전히 내 발로 서게 된다. 내 몸이 이리더 무거웠던가


‘아버지 왜 그렇게 쉽게 풀어지세요

벼랑을 감추시면

저는 어디로 떨어집니까’


왜 그리 쉽게 풀어지냐는 말은 원망보다는 울먹임이다. 억울함이다.

나를 때렸든, 사랑했든, 어떤 모습이었든, 아버지가 있었다. 나는 떨어졌고, 떨어지고 있으며, 떨어질 수도 있었다. 아버지는 벼랑이었다. 가까이 가고싶지도 않고, 내려다 보고 싶지도 않았다. 이제는 떨어질 벼랑도 없다. 살아있을 때는 몰랐다.

노력하지 않아도 아버지가 있었다. 이제 무슨 수를 써도 아버지는 없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10년이 넘었다. 정확히는 11년이다. 이제 갓 삼십대의 막내에서 탈출한 나는 일찍 아버지가 돌아가신 편이다.

그때문일까, 나는 죽음에 대해 담담한 편이다. 무감각하지는 않다.

익숙하지는 않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어쩌겠는가. 남은 이들은 삶을 이어가야 한다. 나는 남겨진 자 이지만, 남은 자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오늘도 문 앞에 놓인 신문을 편다.

기종

맥북 터치바 15인치

https://support.apple.com/kb/SP749?locale=ko_KR&viewlocale=ko_KR


고장부분

왼쪽 스피커 불량(파열음)


수리지점

홍대 UBASE(홍대 프리스비 지점 2층에 위치)


수리 기간

맡긴 날짜: 2017.09.09(토)

수리 완료: 2017.09.13(수)



맥북을 사용하던 중, 갑자기 왼쪽 스피커에서 팍! 하는 소리가 났다.

불길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냥 지나갔다.

이어폰을 끼고 작업을 계속 했기 때문에 이상을 못 느끼기도 했다.


한 이틀 후인 9.9(토), 오전에 집에서 이어폰 없이 작업을 하는데 왼쪽 스피커에서 파열음이 들렸다.

탁탁 튀는 팝핑 소리는 아니었고, 지지직 하는 파열음과 함께 소리가 났다.


집이 홍대와 가까와서, 홍대에 수리점이 있는지 검색한 결과

익히 이름을 들은 유베이스와 대우어쩌구 하는 지점 둘이 검색되었다.


대우어쩌구가 영업시간이 길었지만, 브랜드 네임을 믿고 유베이스를 방문했다.

창구가 몇개 있었는데, 그중 1번창구만 맥북 외의 기기를 수리하는 창구였고 나머지는 아이폰 수리 창구인듯 보였다.


토요일임에도 사람이 별로 없어서 기다리지 않았다.

번호표를 뽑자 거의 바로 내 번호가 호출되었거, 1번창구로 갔다.



1. 수리접수

증상을 설명하고, 음악을 하나 틀어서 들려주자 집에서와 동일하게 왼쪽 스피커에서 파열음이 났다.
파열음 증상을 직접 확인하자, 별 군말없이 AS를 받아주었다.
맥북을 구매한지 1년 이내였기 때문에 비용도 무상이었다. 비용 부분을 가장 걱정했는데 다행이었다.


2011인가 2012년도에 아이패드 3세대 수리를 받으러 간적이 있었다. 중고로 산 것이었는데, 홈버튼이 잘 눌리지 않는 것이었다. 보증기간이 남아있었고, 홈버튼이 작동하지 않는것을 영상으로도 찍어놓고 강변에 있는 유베이스를 찾아갔다.
그런데, 유베이스에 가자 버튼이 제대로 작동하였다. 직원이 동서남북, 정면에서 각각 10번씩 눌러서 작동하는지를 확인했는데 제대로 작동이 되는 것이었다. 나는 사정 설명을 하며, 찍어놓은 동영상까지 보여줬지만... 정해진 메뉴얼 안에서 확인이 안되면 어쩔 수 없다고 하였다. 그 메뉴얼이 방향별로 10번씩 눌러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런 아픈 기억이 있다ㅠㅠ


이번에는 다행이 증상이 바로 보여서 AS처리가 되었다. 이전에는 섭섭했지만, 사실 납득할 수 있는 정책이긴 하다.


우선 데이터 삭제 동의를 나에게 구하고는, 포맷을 해서 안되면 부품을 교체하겠다고 설명을 들었다.
스피커가 하판에 붙어있어서 하판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당시에는 뭔소린지 이해를 못했는데, AS후에 알게되었다.

제일 힘들었던 것은, UAG케이스를 맥북에서 빼내는 것이었다. 본체만을 맡겨야 해서였다. 정말 안빠졌다.
유투브에 보면 쉽게 잘도 빼더만.. 사실, 잘 빼지는 것은 뉴맥북(12인치)과 13인치 맥북이긴 했다..

진짜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케이스를 뺄 수 있었다. 끼고나니 너무 편하고 좋았는데 빼기는 정말 힘들었다.


이후, 간단한 서류를 작성하고 접수증을 받아나왔다.


2. 수리중

수리를 맡긴 후, 이틀 후인 월요일 저녁에 연락이 왔다. 수리는 토요일에 맡겼어도 실질적 수리는 월요일에 들어갔을 것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하판을 교체해야 하는데, 하판에 보호필름이 붙어있어서 동의를 구하려 전화가 온 것이었다.

어쩔수 없지 않냐고 답을 한 뒤, 어느 부분이 교체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키보드 옆 부분 팜레스트 부분이 없어진다고 했다. 겉에 붙어있는 것은 무사하다 했다.

혹시 스크린에 붙어있는 필름도 교체되는거냐 물어보니, 직원이 웃으며 말했다.
"스크린에는 보호필름이 없어요"

나는 속으로 웃으며

"아, 알겠습니다. 진행해주세요~"
하고 끊었다.

힐링쉴드에서 안밖에 다 보호필름을 붙였고, 모니터에도 투과율100%스티커가 붙어있었다.

직원이 붙어있는줄도 모르다니..를 속으로 감탄하며, 만족감이 생겼다.


3. 수리완료

수리가 다 되었다는 문자를 받고, 다음날 점심시간에 맥북을 찾으러 갔다.
사람은 여전히 없었다.
직원에게 접수증을 주자, 내 맥북을 가져 나왔다.

정말 조심히 꺼내서 사방과 앞뒤에 혹시나 기스가 있는지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저것이 메뉴얼이겠거니 생각했다. 정말 조심히 다룬다는 인상을 받았다.

포맷은 되어있지 않았다. 스피커도 잘 되는지 확인했다.

맥북이 얇은 헝겁 케이스에 담겨있었는데, 케이스를 안가져와서 그 헝겁케이스에 담아가도 된냐고 했더니 당연히 된다고 했다. 단지, 미끄럽다. 조심해야한다를 한 10번정도 이야기한 것 같다. 이것도 메뉴얼이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맥북을 담아온 얇은 헝겁 케이스, 기스정도만 보호할 수 있겠다.


4. 수리 후

집에 와서야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전 키보드 사진은 찍어놓지 않았다. 그런데, 키보드 인쇄가 달라져 있었다. 캡스락에 한영이 서있고, 시프트나 엔터 기타 여러 키 인쇄모양이 바뀌었다.

요약하면, 위 사진 눈에 보이는 키보드, 스피커, 트랙패드, 터치바가 포함된 '하판 전부가 교체된 것이었다.

수리내역서에 보면

투입자재 : KH661-06377
부품: Top Case with Battery. ANSI, Space Gray, KOR 로 되어있었다.

아마도, 2017년에 새로나온 맥북터치바 키보드 디자인이 위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트랙패드, 터치패브, 키보드 등이 새버전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하니 이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밖은 그레이 색이지만 안은 실버색인 맥북을 만들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마지막 요점정리

1. 애플 AS는 증상만 명확히 확인되면, 군소리 없이 해준다.

2. 유베이스 서비스는 좋다.

3. UAG케이스는 빼기 너무 힘들다.(쓰는 중에는 정말 편하다.)

4. 힐링쉴드 보호필름 (모니터 투과율100%)은 유베이스 직원도 모를 정도로 투과율이 좋다.(직원이 둔한 것일수도..)






공연이름

윤이상 100주년 기념 콘서트


공연일시

2017.09.09


연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그리고 김수연


주최

경기도문화의전당 & 윤이상평화재단




내가 관람한 공연은 윤이상100주년기념 공연이다. 부끄럽지만, 윤이상이 누구인지  몰랐다. 아니, 알고는 있었다. 독특한 음악세계를  음악가라는 . 역사 픔을 생에 직한 인물이라는 . 대 아무한테나 맞춰 해도 들어맞을 법한 정도는 알고 있었다. 

 

내가  공연을 약한 이유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이었다. 평소에 좋아하던 김수연이 연주 한다는 공연 식을 들어 예매 부랴부랴 했는데,  공연이 윤이상 100주 념공연이었다. 

 

윤이상의 음악을 들어본  있었다. '작은새' 억한다. 학부때 교수님이 수업시간에 언급하여 호기심에 들었다.

바이올린 곡인데, 활을 한번 그을 때 새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듯한 음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공연 시작 전

공연장소는 예당 콘서트홀이었다. 아내와 함께, 30분 정도 넉넉하게 일찍 도착하여 자리를 잡았는데, 시작 15분 전까지도 사람이 별로 안들어왔다. 시작 10분 전이 되자 사람들이 조금씩 차기 시작했다. 우리의 자리는 2층 중간이었다. 3층은 거의 비어있었고, 생각보다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관람객들에 기억나는 특징이 하나 있었다. 홀로 오신 백발의 노인분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간혹가다 독일인처럼 보이는(서양인인데 왠지 독일인스럽게 생긴) 노인 분들도 계셨다.


오프닝

한 편의 영상으로 무대가 시작되었다. 윤이상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 영상이었다. 윤이상을 설명하는 키워드에 따라, 그에 해당하는 사진과 음성이 더해진 영상이었다. 그의 음악세계, 그의 결백함(윤이상은 간첩 누명으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동백림 사건이 그 내용이다.), 민족 화합에 대한 열망 등을 이야기했다.

아직 윤이상이 빨갱이네 어쩌네 하는 사람들이 있는 듯하다.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사실을 밝히어 적는 것이 중요하고, 판단은 시대와 또한 개인 몫이다. 어려운 시대의 피해자들, 그 중 한 음악가. 내 생각은 이뿐이다.



1부_경기필

<예악>_윤이상

<론타노>_리게티 죄르지

대관현악을 위한 환상적 무곡<무악>_윤이상

나는 음악 전공자도 전문가도 아니다. 조예 있으신 분들이 읽으면 헛소리일 수 있으나, 짧은 감상 정도를 남겨보려 한다.

<예악>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세가지이다. '박'(제례악에서 보이는 막대기 여러개가 붙어있는듯한 타악기), 첼로의 현 튕기기, 방울.

배경음악 같기도, 전시상황 같기도 한 분위기의 음악이었다. 개인적으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OST 같다는 생각을 했다. 박을 칠 때마다 전투가 시작되고 끝나지만, 여전히 전쟁의 분위기는 깊어가고 전투는 스멀스멀 벌어지는 것 같았다. 그 와중에 첼로 현을 튕기는 소리가 났다. 탁!타타탁!탁! 음가가 없는 불규칙한 소리였다. 총소리 같았다. 다시, 중간중간 방울이 울렸다. 악기 이름은 방울이 아닐 수 있다. 마치, 무당의 방울이 연상되었다. 전쟁, 암울한 상황, 총소리 가운데에 방울소리는 마치 굿 같았다. 무속신앙과 귀신을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전쟁상황을 피하고 돌리려는 시도로 그 방울소리가 들렸다. 노력과 극복이라는 단어는 일부러 쓰지 않았다. 방울을 울려도 나아지는 것은 없었을 것이다. 상황이 나빠지지만 어두워지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것이 방울을 드는 것밖에 없지 않았을까. 방울을 울리는 행위가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았다. 그저 기억될 뿐이었다.


<론타노>는 기억이 잘 나지 않으니 건너 뛰고, <무악>으로 넘어간다.

인상에 남은 것은 한가지가 있는데, 바이올린 세 부류가 차례대로 음을 쌓아가며 연주하는 장면이었다.

빠른 속도로, A그룹이 a음을 긋는다. a음이 끝나기 전, B그룹이 b를 긋는다. 다시 끝나기 전 C그룹이 c를 긋고, 다음 차례는 A에게 돌아간다. 귀로 들리는 것은 그저 abc음의 반복이었다. 그런데, 그 음들이 중첩되며 쌓이니 듣기에 묘히 좋았다. 나 혼자 '도레미도레미'를 반복할 수 있지만 음을 쌓을 수는 없다. 셋이 하면 가능하다. 경제적이지 않지만 그를 넘어서는 의미가 부여된다. 소리를 내는 세 그룹을 따로 눈으로 쫓다가 시선을 전체로 돌렸다. 세 그룹이 돌아가며 활을 긋는 형태에서 군무가 보였다. 곡명이 <무악>인 이유가 여기에도 있었다.


윤이상의 곡을 고작 두곡 들었지만, 느낀바가 있었다. 재료에 맞춰 요리를 한것이 아니라, 완성된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갖다 쓴듯한 음악이었다. '내가 생각한 이 부분에는 이런 소리가 필요한데 요 악기를 이렇게 해서 표현하면 되겠다.'라는 식이다. 클래식이 아니어도, 무슨 형식이 아니어도 되는 음악이다. 첼로는 활로 켜서 음을 냄으로도 손으로 두드리거나 줄을 튕김으로도 연주된다. 그 소리를 내기 위해 반드시 타악기 중 하나를 택할 필요는 없다. 첼로여야 하는 이유가 있고, 두드려야 하는 이유가 있다. 반드시 첼로를 두드려야 그 소리가 나는 것이다. 다른 것이 아니라 그 소리가 필요한 것이다. 비슷한 것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대체될 수 없는 소리이다. '나'는 '나'여야지 내가 된다. 세상 모든 존재에 의미가 있는 것처럼, 하나 하나의 소리도 마찬가지이며 그 소리가 있을 자리와 표현되는 방식까지도 그렇다. 윤이상은 그렇게 자신을 음악에 담았다. 담기는 것으로 모자라 넘쳐 흐르기까지 했다.


프로그램 북 에필로그에서 윤이상이 말했다.

"

나의 음악은 악을 멀리하고,

삶의 승리를 노래하고,

슬픈 사람들과 자리를 같이 하고,

인류사회에 희망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습니다.


나의 고국의 형제자매 여러분,

부디 나의 음악을 통하여

위로와 용기를 얻으시고

내가 절실히 원하는

평화적 사회와 민족끼리의 화해가

하루 빨리 실현되기를 바라고

또 다 같이 노력합시다.

"




Intermission





2부_김수연 그리고 경기필 협연

L.v.Beethoven_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61

ⅰ. Allegro ma non troppo

ⅱ. Larghetto

ⅲ. Rondo-Allegro

김수연에 대해서는 딱히 할말이 없다. 그저 넋놓고 봤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봐도 별로 관심없는 나이다.

공연을 찾아본 적은 없다. 앨범 자켓 사진과 안에 수록된 연주곡으로만 김수연을 만나보았다.

바흐의 곡을 무반주로 연주한 앨범<J.S Bach:Sonatas & Partitas for Solo Violin>을 제일 좋아한다.(마치 클래식을 많이 듣는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몇개 듣지 않는 앨범 중 하나이다.)


이날 연주한 곡은 이미 앨범 녹음도 이뤄진 곡이며, 수 없이 협연한 곡일 것이다. '느리면서도 빠르고, 정확하면서도 자유로우며, 섬세하면서도 거칠고, 강하면서도 연약하다.'라는 이런 상투적인 말을 내가 하게될 줄이야. 그 모든것을 한번에 보인 것은 아니나, 곡을 통해 여러 모습들을 보았다. 높고 가는 음을 긋는데, 바이올린에서 빛처럼 음선이 선명하게 발사되었다. 그 많은 음들이 명확히 구분되며, 또한 흐르듯이 이어지는 연주였다. 김수연이 사용하는 바이올린은 (그 유명한)스트라디바리우스이다. 저 소리가 나오는 근원이 악기일지 실력일지를 고민해 봤지만, 그 악기를 연주할만한 실력에서 나온다고 결론지었다.

김수연은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본인이 택했든 코디의 작품이든 가을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드레스는 가을이지만 실내는 아직 가을이 아니었나보다. 긴팔의 드레스를 팔꿈치까지 걷어올리고는 연주 사이에 손수건으로 땀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다. 인간적이었다.


연주가 끝나고 앵콜요청이 있었다. 몇번의 요청 끝에 김수연은 '윤이상의 작은새 연주하겠습니다.' 라고 들릴듯 말듯 하게 말한 후 연주를 시작했다. 유일하게 알았던 윤이상의 바로 그 곡이었다. 잠시 잊고있던 작은새를 김수연이 데려왔다.

연주하는 그 순간, 주인공은 김수연이었다. 주인공이 앞을 보고 연주 할 때,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같은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보였다. 많은 이들이 음악을 전공하고 졸업하지만, 업으로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 업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말이 더 가까울까. 나도 영상을 전공했고 그 일을 진심으로 하고 싶지만 다른 분야에 있다. 내 분야에서 영상을 하고 싶지만, 말 그대로 쉽지 않다. 어렵다. 날고 긴다는 사람들, 음악을 업으로 삼을 실력자들이 악단에 선발되어 그 자리에 앉아있다. 그들이 김수연 뒷모습을 보며 앉아있다. 무슨 생각이 들까. 판단할 수 없다. 누구 생각이 옳다고 할 수 없다. 그저 궁금했다. 뒷모습을 바라보는 눈빛만 보였다.


무대가 끝난 뒤 사진이다. 직원분이 공연이 끝난 뒤에는 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했다. 혹시나 찍어도 안되는 사진이라면 꼭 댓글이든 어떤 형태로도 알려주면 반드시 꼭 지우겠다. 가운데 보라색 드레스가 김수연이다.



무대가 끝나고

나는 매너있는 관객일까. 확답할 수는 없지만, 내가 아는 부분에서는 매너를 지키려 노력한다. 공연 중에 기침은 할 수 있다. 생리현상인 것을 어쩌겠나. 계속할 수도 있다. 전화벨이 한번 울리는 상황도 이해할 수 있다. 사진을 한번 찍어, 찰칵 소리가 나는 상황도 이해할 수 있다. 아니 이해하려 노력한다. '한번'에 한해서이다. 연속된 벨소리와 찰칵 소리는 이해하기 어렵다. 소리는 났지만 쳐다도 안봤다. 그만큼 공연이 좋았다.

우스갯소리지만, 내게 몇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공연 시작 전에 EMP탄을 공연장에 터뜨려 모든 전자기기를 마비시키면 좋겠다. 물론, 공연에 필요한 장치들은 사전 보호 조치가 된다는 가정 하에. 둘째, 공연장 의자를 '스마트 의자'로 바꿨으면 좋겠다. 앉기만 하면 스마트폰이 종료되어 켤 수 없는 놀라운 기능을 가진 의자로.


그래도, 공연은 즐거웠다. 동그래지는 얼굴은 즐거울 순 없지만!






공연이름

화음 ; 젊은 예인들의 어울림 소리, 자연의 소리와 전통가락의 자유로운 조화


공연시간

2017.08.31~2017.09.28 매주 목요일 17:30


공연장소

민속극장 풍류




우리 처제는 가야금을 전공했다. 지금은 전공을 다른 의미로 살려 연주자 보다는 공연기획자로 커리어를 쌓고 있다.

이런 처제가 오랜만에 무대에 서게 되어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다.


바로 '화음'이라는 시리즈 국악 공연이다.

약 한달간 1차례의 등용, 3차례의 지음, 1차례의 득음으로 총 5회 진행된다.

'등용'은 대학입학 전의 연주자들(프로필을 보니 다 고3이다.)

'지음'은 미래가 촉망받는 젊은 예인들

'득음'은 이미 자신의 소리를 찾은 명인 연주자들이 무대를 꾸민다.

브로슈어에는 없으나 공연 사회자의 설명과 내 이해를 더해 썼다.

참 좋은 취지의 공연이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취지를 더 밝히어 적었으면 더 좋았겠다.

*자세한 것은 아래 링크 참조!

https://www.chf.or.kr/c1/sub9.jsp?brdType=R&bbIdx=104935


모든 연주는 '산조'로 진행을 했다.

산조란 기악독주의 민속음악 형식이다. 산조라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는 나도 이해하지 못했다. 역사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만큼 어려운 질문같다ㅋ 산조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나중에 살며 듣는 것이 있을 듯 싶다.

브로셔에 연주자의 이름보다 크게 보이는 것이 ㅇㅇㅇ류 ㅇㅇ산조이다.

어느 류를 따르냐가 중요해 보였다.

거문고를 연주한 이선화 씨와는 전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이이다. 그저 참고자료로 올렸다.


내가 관람한 공연은 9/7에 있었던 첫번째 '지음'이다.

KBS에서 국악프로그램을 진행하시는 사회자면서 국악 평론가이신 분이 사회로 무대를 여셨다.(프로그램 명도 성함도 기억 안난다.. 민머리셨고 빨간 스웨터를 입고 계셨다.)

사회자의 간략한 소개가 끝나고, 연주자의 프로필을 담은 간단한 영상과 배경영상(들, 호수, 바다 등등)이 띄워진 상태에서 공연이 진행되었다.

난 국악의 문외한이다. 그렇다고 다른 분야 전문가는 아니다.
공연의 어떠한 평을 남길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의 느낀점을 적는다.

성과가 세가지 있었다.
1. 좋은 기획으로 국악공연이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국악하면 뭔가 지루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런데, 화음이라는 시리즈로 전 세대의 예인을 만남으로(물론, 나는 하나의 공연만 봤지만 앞뒤를 예상할 수 있었다.) 현재진행형 국악을 만난 느낌이었다. 내 전문영역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다. 좋은 연주를 넘어 의미가 담긴 공연기획이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뛰어난 음악 감상만을 목적으로 한 공연도 당연히 좋다.

2. 가야금, 아쟁, 거문고의 차이를 알았다.
혹시나 학교에서 배웠을까 싶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에는 없다. 가야금, 아쟁, 거문고는 겉보기에는 사실 비슷하다.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와 베이스 정도의 차이일까? 정확하지는 않아도 비슷한 비유일 것 같다. 세 악기가 가지는 차이는 겉모양 보다는 연주방식에 있었다.

가야금은 손으로 뜯고, 아쟁은 활로 켜고, 거문고는 막대기로 튕기거나 긁는다.
이에 따라 소리, 연주기법, 분위기가 다 달랐다.
세 악기의 이름은 알고있었지만, 구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국악에 무지한 나로서는 참 기뻤다.

3. 거문고의 매력을 느꼈다.
위에 이선화 씨의 브로셔 내용을 예로 쓴 이유는... 듣기에 제일 좋은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거문고를 막대기로 튕기거나 긁는데, 그 주법이 보기에도 듣기에도 다양했다.
그런 것을 처음 보아서 신기했던 탓도 있다. 인상이 깊은 장면은 참 힘있게 튕기고 긁는데, 여러 동작에서 막대기와 거문고 몸통이 부딫히는 것에 있었다. 옆에서 고수가 장단을 맞춰 주는데, 막대기가 거문고 몸통을 울리며 줄을 동시에 튕기는데 그 장단이 맞아 들어가는 것이 신기했다. 흡사 기타로 리듬을 잡는 듯이 연주가 되었다.
이름만 알았었지, 그 존재를 새로 알게된 악기에 전혀 처음보는 주법(그 주법이 일반적 주법인데 내가 몰랐다 할지라도)이 만족감을 더했다.

'연주자'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한 계기도 되었다. 정해진 박자에 맞춰 어떠한 음을 정해진 세기로 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를 연주한다는 그 상투적인 말뜻을 이제야 조금 본 것 같다.



젊은, 그리고 선배 예인들이 객석을 많이 채웠다. 
그들은 아마 서로 아는 사이겠지. 몰라도 같은 세계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 동지감이 생길 것 같다.
내가 몰랐던 새로운 세계를 보았다. 사회라고 해도 좋다.
악기라는 무기를 평생을 갈고 닦아갈, 닦고 있는, 닦은 혹은 이 세 가지가 이미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내 칼은 무엇일까, 내 세상은 어디일까 생각한다.
글이라는 칼을 좋아한다. 카메라도 좋다. 수단이 아닌 내 삶 자체일 수도 있겠지.
내 주무기는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원형은 글이지 싶다.

공연을 알게 해주고, 보게 해준 처제가 참 고맙다.
남은 공연을 전부 보지는 못하겠지만, 마지막 득음 공연은 가능하다면 챙겨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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