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써본 부제

"책은 거들뿐 : 내 생각을 깨는 커스텀 도끼 제작 경험담"




독서편력

읽고싶은 책은 항상 있다. 허나, 읽고싶은 책이라고 해서 항상 술술 읽히는 것은 아니다. 이럴 때 읽는 두 가지 종류의 책이 있다. 고전이거나, 유명인이 쓴 책이거나.



제목 및 저자

이번에 읽은 책은 박웅현씨가 쓴, '다시, 책은 도끼다'이다.

'책은 도끼다'에 이은 후속작이다. 전작은 사실 읽어보지 않았다.

먼저 읽어도 좋겠지만, 시간순으로 읽어야 하는 책은 아니라는 판단이 들어 최근에 나온 이 책을 먼저 잡았다.


읽은 동기

TBWA라든지, 박웅현씨라든지, 혹은 그가 만든 여러 카피들은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익히 들은바 있었다.

어떤 책을 읽는 사람일까 궁금했다. 그 책을 어떻게 읽고 있을까 궁금했다.


내용소개

책과 강독법을 소개하는 여덟번의 강의를 책으로 엮었다.

철학, 문학, 예술 등 한 주제 안에 몇가지 책을 선정한다.
그리고는 그 안에 있는 텍스트(저자가 밑줄 친)들을 소개하고 그를 중심으로 책과 자신의 생각을 적어(말해)나간다.
즉, 나는 이런저런 책을 읽었고 이 부분이 좋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었으며, 나에게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설명해 나간다.

다시, 즉! 자신의 독법을 소개한다.


느낀점

나만의 것, 독특한 것, 개성 등등. 세상에 유일하고, 나에게만 허락되며, 다른 것들과 구분되는 것들을 소유하기를 원하는 것이 소비자의 욕구 아닐까 싶다. 동시에, 안정되고 손해보지 않는 길을 걷고싶은 마음도 있지 않을까. 박웅현씨의 책을 읽는 사람들의 심정은 그와 같지 않을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사람이 쓴 책을 읽으면, 그 사람이 읽은 책을 읽으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으면서 그의 독특한 시선을 공유할 수 있을 것만 같은 환상 말이다.

글을 쓰며 조금 더 명확히 알았지만, 나도 사실 그런 기대로 책을 집은 것 같다. 그런데, 저자는 '그러지 마!'라고 한다.

"빨리 많이 읽는다고 좋은거 아니야, 천천히 하나를 제대로 읽어. 나도 자랑하고 싶어 책을 읽기도 해. 그런데,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 결국 깨달음이 오더라. 이건 그냥 내가 그랬다는 거고 너까지 그래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야"

여러 책들을 소개하고 자신의 독특한 시선을 말하는 강연을 기대하고 책을 집었건만, 저자는 '야, 그거 아니야:)' 이런다.


다시, 부제 : "책은 거들뿐 : 내 생각을 깨는 커스텀 도끼 제작 경험담"

예쁜 신발, 좋은 옷 등등. 아무리 좋은 기성품이 있어도, 나에게 맞지 않고 어울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우리의 삶과 생각도 마찬가지다. 각자가 처한 상황과 과거로 인해 지금의 나가 결정되었다. 내가 선택한 부분도 있을 것이며, 그에 따라 가진 생각이 다르고, 지켜야 할 것과 파괴해야 할 것들이 다르다.

도끼를 생각해 보자. 검색도 하지 않고 내 맘대로 막 지어보면... 대인용 도끼, 벌목용 도끼, 조각용 도끼 등 도끼만 해도 그 종류가 수가지일 듯 하다. 같은 벌목용 도끼라 하더라도 사람의 체형과 체구, 손 모양에 따라 디자인과 무게 등의 구성요소가 달라야 할 것이다.

세상은 '좋은 기성품을 사면 되' 라고 말한다. 흐름에 휩쓸려 너도 나도 기성품을 사지만 그 행동에 허무함이 깃드는 이유는 그것이 과연 '나에게 맞는 것'이냐의 문제이다.

독서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는 나를 아는 것이다. 나를 구성하고 있는 생각의 뿌리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 뿌리에서 시작하여 줄기와 잎사귀를 자라게 하는 양분은 무엇이었는지를 알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나를 깨는 것이다.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껍데기를 까부숴야 하는 것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소설 데미안에 나오는 한 구절처럼 말이다.

작가는 여러 책을 통해, 자신의 도끼를 보인다. 그러면서, '이 도끼랑 똑같은 것을 만드세요. 이것만이 가치있어요.' 라고 하지 않는다. 단지, 도끼를 만든 경험담을 너무나도 즐겁게 이야기할 뿐이다.


기본적인 이야기. 기본중 가장 기본. 허나, 성급하게도 잘 지키지 못하는 기본을 작가는 결국 이야기한다.

흙의 세례 - 이익상 저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그중 '흙의 세례'를 들었다.

이 소설은 엄효섭 배우님이 읽으셨다. 사실, 이름만 들어서는 누군지 알기가 힘들어서 검색을 해보았다. 얼굴을 보니, 드라마에 자주 나오시는 분이었다. 얼굴을 보니, 이 분과 마주앉아 읽어주는 느낌이 든다.

1925년 문예지 개벽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며, 낙향한 지식인 부부의 이야기이다. 지식인의 자기모순과 한계를 나타냈고, 귀농후 아무일도 하지 않는 남편 명호와 열심히 해보려는 아내 혜정의 작은 갈등 이야기를 그린다.

위 간단한 설명은 오디오북에서 엄효섭 배우님이 읽어주신 것을 참고했다.

듣던중 집중하게 되는 인상적인 부분들이 있었다. 주로 남편 명호의 생각을 독백처럼 읽어주는 부분이었다.

1

명호는 항상 자기가 자신의 행동을 조종할 만한 의지의 힘이 박약하여 필경은 아무 긴장한 맛이 없는 생활조차 마음대로 얻을 수 없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자기 의지가 박약한 것만이 원인이 아니라, 시시각각으로 일어나는 일과 또는 귀와 눈에 활동이 있는 이상에는 반드시 아니 보이고, 아니 들리면 아니 될 여러 가지 사상이 도리어 자기라는 육(肉)과 영(靈)의 화합이 아니오, 혼합인 덩어리를 절망의 구렁으로 떠미는 것이 생에 대한 권태를 일으키고, 이 권태가 다시 얼마 남아있지 못한 기력을 소모함인 것이라 하였다.

그리하여 많은 다른 소위 승리자와 같이 무엇이든지 이기고 나아가지 못하는 이 섬약한 의욕에는 증오를 아니 느낄 수 없었다. 이러한 증오를 느끼게 됨도 그가 어떠한 동기로든지 무슨 충동을 받을 때의 일이오, 평상시에는 염두에 올리지도 않은 것처럼 태연해 보였었다. 그러므로 이러한 흐리멍덩한 것은 결코 그 자신이 스스로 원하는 것이 아니요, 자기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어떠한 때에 냉정히 자신을 비판할 때에는 자신에 반드시 두 가지의 다른 형식으로 표현된 이중성격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 결국은 자기 자신의 불순을 느끼는 동시에, 다른 모든 것이 불순하여 보였다.

따라서 모든 것을 부정하는 처지에서 바라보고 싶었다. 모든 것을 부정하는 그에게는 제왕도 없었다. 모든 권력도 없었다. 이상도 없었다. 있다 하면 그것은 자기의 힘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생활의 힘이었다. 날카로운 비수를 가슴에 댄다 하여도 그의 전 인격이 그것을 두려워함이 아니요, 다만 생활하겠다는 본능이 그것의 위혁(威嚇)에 전율할 뿐이었다. 이렇게 대담하면서도 어떠한 때에 곁에서 보는 사람이 웃을 만큼 쉽게 그는 희로의 감정을 나타내었다. 또는 자기와 친한 친구나 친척이 죽었다는 말을 들을 때에 오히려 눈썹 하나를 까딱하지 않고 “사람이란 죽는 것이니 할 수 없지. 언제든지 반드시 죽을 터이니까…… 그가 사람인 이상에는…….”이라고, 다른 사람들이 저 사람에게는 뜨거운 피가 있는지 없는지 그것을 의심할 만큼 냉혹해 보였다. 그러한 대신에 어떠한 때이면, 소설 같은 것을 보다가도 눈물을 흘리게 되어 보드라운 감정을 가진 것도 보였다.


나는 무엇일까? 지금, 이순간까지 나를 형성해오고 나에게 영향을 미친 것은 무엇일까.
누군가는 철학이, 누군가는 종교가, 누군가는 함께한 사람에 그리고 우리 모두는 그 모든 것에 영향을 받았다.
그런 앎과 깨달음이 지금 내 삶의 모습과 나아가는 방향에 일치된다면 어찌나 좋을까. 명호는 지금 그게 안되나보다. 

"여러 가지 사상이 도리어 자기라는 육(肉)과 영(靈)의 화합이 아니오, 혼합인 덩어리를 절망의 구렁으로 떠미는 것이 생에 대한 권태를 일으키고, 이 권태가 다시 얼마 남아있지 못한 기력을 소모함인 것"

하..! 하고 감탄한 부분은 '화합이 아니오, 혼합인 덩어리'라는 것이다. 부품들의 합과 완성품은 다르다.
모인 부품들을 보는 것만으로는 완성품이 될지 알기 어렵다. 복잡한 물건일수록 그러한데, 한 사람의 생각과 마음은 어떠할까.
화합되지 않은 사상들은, 기대와는 달리 그저 혼합된 덩어리와 같다.
자동으로 어떠한 형체를 갖춰주면 좋으련만, 덩어리에 불과하다. 노력이 부족한 탓일까.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을 보니 그러한 것이다. 현실은 이상에서 참 멀다.


2

그러면요 "지금 하는 일은 장래에 생활을 얻으려고 미리부터 준비하여 두는 노동의 연습이라 하면 어떠할까요. 그러면 우리의 지금 하는 일은 다른 사람들이 일평생 사업으로 여기고 노력하는 사업의 신성을 더럽히는 일이 없게 되겠지요. 그리고 자기가 생활에 대한 어떠한 기능을 얻게 되는 셈이겠지요.”

명호의 말이 끝나매 혜정은 빙그레 웃으며,

“그러면 다른 사람들의 신성한 직업을 유희로 아는 것과 같은 모독은 없겠지요. 우리의 태도를 변호하는 말만이 물론 아니겠지요.”하였다.

명호도 따라 웃었다.

명호는 농촌으로 돌아오던 날부터 마음속에 여러 가지 갈등과 모순을 느끼었다. 이것은 자기의 일한 보수가 넉넉히 생활을 지탱치 못하고, 다만 부모의 약간 유산으로 그날을 지낸다 하면, 도리어 다른 사람의 생존을 위하여 일하는 직업의 신성한 것을 모독함이 아닌가 생각함이었다. 처음에는 자기가 농촌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 하였다. 농촌에 파묻히는 그것 보다도 자기에게는 적당한 다른 무엇이 반드시 있으리라고 생각하였다. 핼쑥한 살 밑에서 새파란 심줄이 줄기줄기 비치는 손을 들여다볼 때에 또는 아내의 고운 얼굴빛과 연약한 태도를 바라볼 때에, 그러한 느낌이 더욱 간절하였다.

그리고 또 그 사상으로써 톨스토이의 참회 생활 가운데에 농부 노릇한 것과 또는 일본의 어떠한 장군이 농부를 모방하여 똥통을 매었다는 것을 다른 사람의 직업을 유희시한 것이라 하여 위선이라 단정을 내린 자신으로, 이러한 모독을 다시 하게 된 것을 인생의 어떠한 보복이라 하였다.

그런데 자신의 이 사회에 대한 조그만 불평, 또는 여러 사람 가운데에 뜻을 얻지 못하였다는 실망 그것만으로 온 인생에 대한 자기의 인생관이 변하여, 이러한 농촌을 찾게 된 것은 냉정한 생각이 그를 에워쌀 때에는, 그러한 소극적인 행위를 그의 양심은 부인하였다. 그리고 또는 자신으로 ─ 어떠한 개념 생활에 열중하였던 그로서, 한편 호주머니에 폭탄을 넣고 다니는 테러리스트가 되지 못한 것은 큰 유감이었다. 그의 천연의 유나(柔懦)한 성격이 그것을 허락지 아니하였다. 그는 항상 혼돈한 사회에서 몹시 자극받을 때에는 어떠한 테러리스트가 되든지, 그렇지 않으면 극단이라 할 만한 은둔적 생활을 하는 것이 자신에 배태(胚胎)한 생명력을 신장시킴이라 하였다.

명호는 이 두 가지를 두고 오랫동안 생각한 결과, 그는 T라는 남쪽 나라의 따뜻한 지방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하여는 처도 찬성하였었다. 이와 같이 테냐 퇴(退)냐 하는 갈림길에서 퇴를 취한 그로서도 오히려 다른 사람의 직업 모독함이라 하는 데에서 그동안 오래괭이 잡기를 주저하게 된 것이었다.


“지금 하는 일은 장래에 생활을 얻으려고 미리부터 준비하여 두는 노동의 연습이라 하면 어떠할까요.
그러면 우리의 지금 하는 일은 다른 사람들이 일평생 사업으로 여기고 노력하는 사업의 신성을 더럽히는 일이 없게 되겠지요. 그리고 자기가 생활에 대한 어떠한 기능을 얻게 되는 셈이겠지요.”

어떠한 동기 혹은 인과에 의해 지금 나를 설명해야할 때가 있다.
그 원인이 의지와 능력이 부족해서일 경우 나도 모르게 핑계를 대고 만다.
내가 선택했지만 선택지가 하나뿐이었다면 강제와 무엇이 다를까.
그 강제되는 상황이 '나'라면 속이 터질 것이고, 세상이라면 억울하겠지만 어려움은 혼자만 오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적어도 나는 핑계를 댄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이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있을꺼야! 하고.


농촌에 파묻히는 그것 보다도 자기에게는 적당한 다른 무엇이 반드시 있으리라고 생각하였다.
핼쑥한 살 밑에서 새파란 심줄이 줄기줄기 비치는 손을 들여다볼 때에 또는 아내의 고운 얼굴빛과 연약한 태도를 바라볼 때에, 그러한 느낌이 더욱 간절하였다.


원하지 않았던 선택에는 항상 뒤에 숨어있을것만 같은 다른 의미가 담긴다. 막연한 믿음일지도 모른다. 그 믿음으로 살아가지만, 때때로 믿음에 의심이 생긴다. 내 손에 있는 새파란 심줄이나, 아내의 연약함을 내가 보아버렸을 때처럼.


3

“나는 테러리스트가 되지 못하였다. 그러한 모험할 성격이 없는 것은 큰 유감이다. 명예와 공리만을 위하여 인간의 참생활에서 거리가 너무나 먼 단적 문제에만 구니(拘泥) 하는 이매망량(魑魅魍魎) 과는 언제까지든지 길을 같이할 수 없다. 나는 그러한 비열한 생활 수단을 취하여 사회적으로 성공자가 되는 것보다, 차라리 자기 야심을 속이지 않고 진실한 내면의 요구에 응하기 위하여 사회적으로 실패자가 됨을 도리어 기뻐한다.

나는 이 첫 시험을 다른 사람의 직업의 신성을 더럽혔다. 그러나 나는 내의 생을 개척하는 길은 다만 여기에 있음을 믿은 까닭에, 때의 늦음을 돌아보지 않고 살아가는 첫 연습을 하였다. 첫걸음을 배웠다! 그러나 이것이 또한 영원히 우리의 시달린 영(靈)을 잠재워줄 것으로 믿을 수는 없다. 나는 이 세상에 믿는 것이 없는 까닭이다. 그때가 되면, 우리 생활을 다시 핍박하는 그때가 오면, 나는 다시 이곳에 불을 놓고 밭을 헤뒤치고 논을 내버리고 표랑의 길을 떠나자! 그러할 때에 같이 갈 이 없으면, 나는 혼자 가자!

끝없는 곳으로. 그러다가 들 가운데에 거꾸러져 죽어도 좋고, 바다에 빠져도 좋다! 나는 그때를 무서워하지는 않는다. 그때를 도리어 반겨 맞이하자!

그때야말로 내외 모든 문제를 해결하여줄 터이니까……. 그러나, 그러나 오늘의 흙냄새는 사향(麝香)보다도 더 향기로웠다. 나는 언제든지 그러한 흙냄새를 맡고 싶다……. 나는 비로소 흙의 세례를 받았다. 흙의 세례를 받았다.”


"나는 그러한 비열한 생활 수단을 취하여 사회적으로 성공자가 되는 것보다, 차라리 자기 야심을 속이지 않고 진실한 내면의 요구에 응하기 위하여 사회적으로 실패자가 됨을 도리어 기뻐한다."

희망과 믿음이 아닌 집착과 아쉬움으로 그 자리에 머무는 사람들이 있다.
자리는 좁아지지만, 다음 걸음을 도무지 내딛지 않고 눌러앉는 이들이 있다.
명호는 사회적 실패자가 됨을 기뻐했다. 적어도, 이 부부의 입장에서는 농촌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 더 삶에 진실된 행동이었기에.


"끝없는 곳으로. 그러다가 들 가운데에 거꾸러져 죽어도 좋고, 바다에 빠져도 좋다! 나는 그때를 무서워하지는 않는다. 그때를 도리어 반겨 맞이하자!

그때야말로 내외 모든 문제를 해결하여줄 터이니까……. 그러나, 그러나 오늘의 흙냄새는 사향(麝香)보다도 더 향기로웠다. 나는 언제든지 그러한 흙냄새를 맡고 싶다……. 나는 비로소 흙의 세례를 받았다. 흙의 세례를 받았다.”

그 때를 기다린다. 그 때가 올 것이라는 소망이 생겼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그 때에 대한 기대감도 생겼다.
오늘 내가 밟는 향기로운 흙이 그 때까지 나를 기다리게 할 수 있을까.
명호는 흙의 세례를 받았다. 그렇게, 구원의 순간을 맞이했다.


Fin

혜정은 신문을 한참 아무 말 없이 굽어보다가 남편을 불렀다.
이것 보세요 정숙이가 “ . 벌써 시집을 가서 훌륭한 가정의 주부가 될 모양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혜정은 신문을 자기 남편 앞으로 내놓았다. 명호는 아내가 가리키는 곳을 내려다보았다.
S신문의 가정란에 서양식으로 꿈인 서재를 배경으로 삼고 박은 정의 부처 사진이 있었다. 그리고 기사에는 두 사람이 다 사회적으로 의의 있는 사업을 한다는 것이 조금 과장적으로 쓰였었다. 그리고 특별이 정숙은 여류 문학가라는 것을 기재하였다.
“벌써 정숙이가 사회에 명망 있는 여류 작가가 되었어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근본이 다른 것이에요!”
“왜요?”
“정숙이는 저보다 나이도 어리지마는,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 사람의 참속은 모르고 지내왔어요. 졸업한 뒤에는 물론 서로 그뿐이었지요.”
명호는 이와 같은 처의 말에는 어떠한 의욕이 이것을 말하게 한 것을 알았다. 그의 마음에도 아직도 자기 명망이란 것을 무엇보다도 좀 더 날리어 보자는 본능이 대단 굳센 것을 짐작하였다. 이것을 상상할 때에 명호의 마음을 점령한 고적은 그 두 동갑 되는 힘으로 그를 괴롭게 하였다. 명호는 다시 눈을 감았다.
혜정은 가만히 앉아 신문을 보다가,
“우리가 이대로 여기에서 늙어 죽을 때까지 아무 알 사람이 없겠지요. 이 동리 사람 외에는, 그리고 하려고 하는 사람도 없겠지요? 그저 어떠한 늙은이와 늙은이가 살다가 죽었다고 하겠지요? 혹 자손이 생긴다면 그것들이 조금 섭섭한 생각을 하다가 얼마 지내면 그대로 잊어버리겠지요, 네?”
명호는 아무 말 없이 있었다.

그들은 정신이나 육체에 한가지로 피로를 느끼었다. 어둠의 장막이 고적과 싸우는 두 혼을 덮었다.


흙의 세례로 구원을 받았다 생각했건만, 새로운 상황은 다시 이 부부를 흔든다. 나와 같은 위치에 있던 누군가가 대단한 사람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말이다.


"그들은 정신이나 육체에 한가지로 피로를 느끼었다. 어둠의 장막이 고적과 싸우는 두 혼을 덮었다."


구원은 받았으나, 그 구원을 끝까지 이뤄내기는 이토록 어렵다. 기쁨과 깨달음의 뒤에는 항상 실망과 아픔이 기다리고 있다. 진리를 알아도, 진리대로 살아가기는 참 어려운 것처럼.

부부는 무얼 깨달았을까, 마지막으로 보인 모습은 어둠이다. 어둠 안에 두 혼이 갖혀버렸다.

아마 다시 빛이 어둠을 가를 것이고, 어둠은 다시 찾아올 것이다.

기대하는 바는, 이 흔들리는 과정마저 그 때를 위한 준비였으면 한다.

그래서, 그 때를 보았으면 좋겠다. 이 날을 위한 준비였구나. 하며 슬며시 미소지을 수 있도록.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오디오북을 구매한 후, 7권 정도를 들었다.

느낀점이 몇가지 있다.


1. 배우마다 편차가 있다.

편견일지 모르지만, 유명한 배우가 읽어주는 소설은 대부분 듣기에 더 좋았다.

텍스트와 내용, 대사를 더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저 읽는 것이 아니라, 읽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2. 1인칭 소설일수록 듣기에 편하다.

3인칭 소설에 여러 등장인물에, 대화가 많으면, 한명이 나레이션에 여러 역할을 혼자 소화해야 한다.

물론, 일일이 역을 맡아 목소리를 다르게 할 것인가 까지도 배우의 몫일 것이다.(기획 단계에서 이 부분은 연출자가 도움을 주지 않을까)

그런데, 아무래도 1인칭, 독백이 주로 된 소설일수록 듣기에 그리고 느끼기에 좋았다.


3. 텍스트가 없어서 아쉽다.

소설에 가슴을 때리는 부분이 있다. 한글자 한글자를 기억하고 싶은데, 듣고 적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보면서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노래 가삿말처럼 파일에 넣어주면 좋지 않을까. 어렵지는 않을 듯 하다.


전반적으로 만족이다. 우리나라 소설이 이처럼 훌륭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작품 하나 하나를 듣는다기보다, 근대를 살아간 여러 옛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나씩 들어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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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아,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읽으려는(들으려는) 마음과 집중력이 있으면 좋다. 라디오 틀어놓듯이, 아무생각 없이 흘려보내기엔 '글', 그리고 그를 읽는 '목소리'가 너무 귀하다. 

"아냐, 제롬. 이젠 늦었어. 사랑을 통해서, 우리가 서로를 위해 사랑보다 더 훌륭한 것을 추구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미 늦었던 거야.

제롬, 네 덕택에 내 꿈은 인간적인 만족이 전락시킬 수 없을 만큼 높이 올라갔어."


앙드레 지드가 쓴 좁은 문을 읽었다.

사실, 이 책은 중학교 때 이미 읽어보았지만 서른이 넘은 지금 다시 손에 쥐었다.


이미 유명한 명작을 보거나, 어릴적 보았던 작품을 다시 보았을 때(그것이 영화이든 책이든) 깜짝 놀라곤 한다. 이런 의미였던가, 이런 책이었던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이다.

좁은 문도 마찬가지이다. 대체 내가 중학교 때 이 책을 이해나 하며 읽어내려갔을까 하는 것이었다.


제롬과 알리사는 서로 사랑한다. 그리고, 신에 대한 사랑이 있다. 이 두가지가 둘에게 다 있지만, 제롬은 인간적 사랑에 알리사는 신에 대한 사랑에 무게를 둔다.

제롬은 알리사를 사랑하기 위해, 준비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알리사는 자신이라는 존재가 제롬이 하나님께 나아가는데에 방해물이 된다고 생각한다.


기억나는 한 문장은 알리사의 대사이다.


"아냐, 제롬. 이젠 늦었어. 사랑을 통해서, 우리가 서로를 위해 사랑보다 더 훌륭한 것을 추구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미 늦었던 거야.

제롬, 네 덕택에 내 꿈은 인간적인 만족이 전락시킬 수 없을 만큼 높이 올라갔어."


맞다. 서로에 대한 사랑을 위해, 제롬과 알리사는 각자가 그 사랑 보다 더 훌륭한 것을 추구한다. 결국, 때는 늦고 사랑은 성취되지 못한다.

제롬과 알리사 중 누가 옳았을까. 신에 대한 사랑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지만, 이 책에 있는 맥락 안에서는 제롬에게 손을 조금 더 들어주고 싶다.

사랑이, 신적 사랑과 인간적 사랑이라는 것으로 이원화될 수 있을까. 이미 그렇게 인식한 순간 그것은 사랑이 아니지 않은가.


우리가 사랑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이미 늦었을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랑하는 것 그 자체이다.



소설을 한동안 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다시 읽어야겠다.

오디오북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를 큰맘먹고 구매했다.

말그대로, 우리 문학을 100인의 배우분들이 하나씩 잡고 읽어준 오디오북이다.


책은 당연히 종이책이라고 생각했다. 질감, 냄새, 어쩌구 등등 책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적 단어들이 그 이유이다.

자유도가 높았던 어릴 때에는 종이책만으로 독서가 가능했다.

그런데, 어른이 되면서 시간과 공간, 그리고 자유마저도 내것이 아니게 되었다. 뭔가 쓰다보니 슬픈데...ㅋ 구속은 책임을 의미한다.

혼자 좋을대로 살아가는 삶보다도, 함께 의미있게 살아가는 삶에 나는 더 가치를 둔다. 그러니 괜찮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자유의 구속은 실물책을 항상 소지할 수 없게하고,

책을 읽고자 하는 시간에 갑자기 다른 일을 해야 하며,

빈손으로 있을 때에 갑자기 시간이 남는 등의 일이 발생했다.

그래서, 전자책으로 잠시 이동한 적이 있었다. 이미 유명한 '리디북스'를 이용해서 말이다.


나는 아직도 리디북스의 팬이다ㅋ 책을 살 수밖에 없게 만드는 그 넘어가고만 싶은 상술은 정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상술이라 표현해 미안하다. 

건강한 욕구를 잘 생겨나게 해서 충족시키는 긍정적 상술이라 생각한다. 한때는 정기결재까지 해가며 책을 모았다. 그런데, 

습관적으로 내가 읽는 것보다 사는 것에 집중한다는 것을 깨달은 후로는 정기결재는 멈춘 상태이다.


전자책으로 옮겼는데... 조금 더 어른이 되었는지, 이제는 전자책 조차도 손에 잡을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옮겨간 것이 오디오북이다. 옮겼다기보다는 리디북스 책들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었다.

대신 철수와 영희라는 남자 혹은 여자의 목소리로, 기계음으로 들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를 체험하며 이또한 신세계라 생각했다.

운전하면서 또한 단순작업을 하며 책을 읽을(들을) 수 있었으니.


그러다,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를 알게 되었다.

카카오 메이커스를 통해 알게 되었지만, 알라딘을 통해 구매했다.

(난 알라딘도 좋아한다. 작가를 존중하는 건강한 유통망을 가진 책 회사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언젠가 쓸일이 있을까...)

언젠가 불법유통망에 퍼질 것 같다. 하지만, 하늘과 나 자신에 당당하도록 구매를 했다ㅋ


처음 배송받았을 때는 아래와 같다.


비닐포장을 벗겨내면, usb메모리가 꽃혀있는 아크릴판과 얇은 책자로 나뉘어진다.

책자에는 각 작품과 그를 읽은 배우의 사진과 설명이 간단히 되어 있다.

usb에는 mp3형태로 오디오북들이 한 파일씩 들어있다.

받자마다 아이폰에 옮겨넣었다. 음악 넣듯이 넣으면 된다.

이런 식으로, 온 가족에게 이 책을 공유하는것도 가능하겠다.


시험삼아 하나를 틀어보았다.

1. 배우의 인사

2. 작품의 시대적, 문학적 설명

3. 소설 읽기

요렇게 세 단계로 이뤄진다.


아직 진득하게 들어보지는 않았다.

장거리 운전을 해야할 때, 단순작업을 해야할 때, 도저히 아무것도 능동적으로 하고 싶지 않은 정신상태일 때, 들을 생각이다.

그런 때를 일부러 만들어야지 보다는, 이미 평소에 오디오북 형태를 많이 들어온 시점과 타이밍이 있다.

항상 그랬듯, 들을 생각이다.

다음주에 홀로 부산을 왕복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그 때 들어봐야지..ㅋ


하지만..!

샘플로 풀려있는 최민식씨가 읽은 오발탄은 이미 들어보았다. 그를 통한 느낀점을 설명할까 한다.

배우가 읽는다. 이미 유명한, 혹은 얼굴을 보면 어떤 작품에 나왔는지는 알 정도의 인지도가 있는 배우들이 읽어준다.

그 배우들이 작품을 읽어준다. 긴장감을 유지하며, 목소리도 흉내내며 말이다.

결국, 한 소설도 다른 배우가 읽는다면 그 결과물은 (당연한 소리를 또 하고 있다.)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ㅇㅇㅇ가 읽은 ㅇㅇㅇ의 ㅇㅇㅇ'가 제목이 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나와 같이 시간과 공간과 자유가 조금씩 좀먹어들어가고 있다면:)

그만큼 책임과 역할이 더해지는 삶이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책을 다시 잡아보고 싶다면,

조금은 편한 방법으로 그 시작에 들어가고 싶다면,


오디오북을 추천하고 싶다:)

오늘도 조조영화를 보았다.


영화는 <탐정:리턴즈>

영화소개




홍대 롯데시네마에서 보았다.






아래는 포스터 찍은 사진







아래는 메인예고편



<시리즈 영화:시작하여 돌아옴>


2015년에 개봉한 <탐정 : 더 비기닝>에 이은 시리즈 영화이다. 제목을 보아, 이미 후속작을 염려에 둔 시리즈작인듯 하다. (존칭생략****)형사였던 성동일과 만화방 주인이자 추리덕후인 권상우가 만나 사건을 해결하게 되는 것이 <탐정 : 더 비기닝>의 내용인데, 둘은 합작으로 대한민국 최초 탐정 사무소를 열게 된다. <탐정:리턴즈>는 이 탐정사무소에서 맡은 첫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내용이다.


<추리영화:탐정지망생에서 탐정으로>


경찰에서 조사를 포기한 사건, 사실 이미 종결지은 사건 조사를 이 두 콤비가 맡게 된다. 사건 해결 과정에서 전직 사이버수사대원 이광수를 섭외해서 사건해결을 해결해간다. 영화의 설정조건에서만 보면, 경찰이라는 조직에서 지속적으로 조사하기 어려운 사건, 그로 인해 남겨진 억울한 피해자를 위해 탐정들은 열심히 일한다. 추리소설 광이었고, 탐정으로서의 멋진 삶을 꿈꾸면서 시작했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이를 자신이 해야하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로 인식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예상되는 평, 그리고 비판>

추리영화로써 긴장감이 많이 부족하다. 그리고 코미디에 치중된 듯 하면서도 지나치지 않게 녹여놓았다. 전편에서 확인한 권상우와 성동일의 콤비에 맞춰 이광수라는 라면스프를 넣어서 많이 살아났다.(이광수는 미쳤다. 정말 너무 웃기다.) 아마 다음 시리즈까지 잘 이어질 상업 영화이다.


<꿈꾸는 남자 그리고 아버지>

성동일과 권상우는 둘다 남자이다. 그리고 남편이다. 아내도 자식도 있다. 권상우는 만화방, 즉 생계를 때려치우고 탐정으로 이직(?)한다. 사실 안정적인 직업세계가 아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멋있고 폼나서 선택한지 모르겠지만, 나중에는 이런 대사까지 친다. '여보, 나 탐정 하고싶어. 내가 아니면 안되.'

성동일은 경찰이(었)다. 탐정 사무소를 공동으로 개업했지만, 사실 휴직 상태이다. 물론 권상우에게는 비밀이었다가 들켰다. 그렇게까지 생계에 매달리며, 탐정을 하려 한다. 쌍둥이 딸과 아내에게는 외면받는 집안 왕따까지 되면서 말이다.

비혼이니 어쩌니 하는 말이 많다. 결혼하든 하지 않든 삶이다. 각자가 삶에서 누릴 행복과 권리와 의무가 있다. 각자의 생각을 주장할 수는 있지만, 각자의 답일 뿐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결혼한 여자, 아내들이 누릴 권리와 행복과 의무가 있고, 남편의 그것들이 있다. 사실, 권상우와 성동일은 무책임한 남편이다.(영화에서, 영화에서, 영화에서 말이다...) 남편보다는 개인의 성취에 조금 더 무게를 두었기에, 물론 역할을 칼같이 분리할 수 없다. 또한, 경찰과 만화방 주인이라는... 어쩌면 불확실한 미래에 있느니 탐정이라는 세계의 개척자로 첫 발을 내딛는 것이 가정을 위해서도 합리적인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 보이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재미있었다. 그런 두 남자가 만난 것이. 아버지가 만난 것이. 그리고 같은 꿈을 쫓는다는 것이.


<직업의 본래 의미 : 경찰의 정의>

영화에서 성동일이 휴직하고 발 걸치고 있는 경찰 주제에(?) 경찰서를 찾아가 후배 경찰에게 조사를 시킨다. 겉으로만 보면 부당한데, 막상 조사를 명받은 부하들은 할 말이 없다. 경찰로서 해야할 일이 맞기 때문이다. 경찰이 무엇인가. 사전을 찾아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법 질서 하에서 부당한 피해를 받은 이들을 구제해 주는 것이 그 의무 범위에 들 것이다. 말하고 보니 검찰과 경찰이 헷갈린다. 여하튼, 경찰이 아닌 성동일이 현직 경찰보다도 더 경찰같은 행동과 태도를 취한다. 젊은 팀장, 그리고 과거 부하경찰들까지 결국 그 행동에 감화된다.(물론... 영화니까 그렇다. 휴직 경찰이 패용증 없이 경찰서를 들락거리고 후배 경찰들에게 자기 일을 시키면 안되겠지ㅠ) 직업의 본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소명과 사명을 받고 그것을 직업으로 풀어내는 것이 순서일텐데,(물론 소명을 나중에 발견할 수도 충분히 있다.)  좋아보이는, 멋있어 보이는 직업을 택하는 것이 현실에 있다.

 성동일을 보며, 원래 직업이란 어때야 하는가. 를 조금 더 생각하게 되었다.


<결론 : 특별하지 않지만, 기준 이상의 영화>

추리영화이다. 오락영화이다. 가족영화이다. 엄청난 작품성을 기대하지 않으면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거리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영화이다. 특히, 이광수는 정말 미쳤다. 너무 웃긴다. 웃긴다는 말조차도 부족하다. 이광수가 나온 장면만 모아서 리플레이해서 보고싶은 심정이다. 그리고, 만약 이 영화의 후속편이 나온다면, 아내와 그리고 엄마와 함께 다시 보러갈 예정이다.

 그래도 마음에 남는 것은, 마음에 남는 장면은 '하고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권상우가 만화방을 친한 형에게 팔아넘긴다. 탐정이라는 꿈도 있었지만, 사실 장사도 잘 되지 않았으니까. 권상우는 허풍을 떨며, 하고싶은 일을 하라는 말과 함께 사기치며 만화방을 팔아 넘긴다. 얼마 후, 만화방은 대박이 난다. 어쩐 일이냐는 권상우의 질문에 친한 형은 말한다.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했잖아? 생각해보니까, 내가 좋아하는 일은 만화보는게 아니라, 라면 먹으면서 만화를 보는 일이었어. 그래서 라면을 사먹으면 만화를 공짜로 볼 수 있게 했지'. 권상우는 멘붕에 빠진다.

그리고, 영화의 말미에 권상우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 탐정 정말 하고싶어, 내가 해야되, 나 아니면 할 수 없어.'(대사는 조금 틀릴 수 있다.) 사실이었다. 권상우가 나서지 않았다면, 사람이 죽고 사건은 묻혀 진실은 사라졌을 것이다. 소명이다. 사명이다. 권상우는 그것을 발견했다. 아무리 오락영화라고, 얕은 수준이라고, 삼류라고 이 영화를 평한다 하더라도, 이런 삼류라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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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인생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짧은 생을 남겨놓은 두 사내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 Knocking on heaven's door의 이야기이다.

영화소개


이름은 너무 많이 들었다. 노래도 수없이 들었다. 정작 영화는 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봤다.

시한부의 두 남자가 생에 처음 보는 바다를 마지막으로 보러 가는 이야기이다.


암환자, 혹은 어떤 형태로의 시한부 인생인 사람들은 어떤 기분과 어떤 행동을 취할까? 사실, 주인공들은 우리와 같이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른다. 학습하지 않았으니까. 시한부 인생이 되면 어떻게 해라 라고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다. 아는 사람 중에 참고할 만한 시한부 인생이 있지도 않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진부하게 나온 소재이지만, 시한부 인생을 능숙하게 맞이하는 사람이 있을까. 영화의 주인공들도 다르지 않다.


양아치와 범생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참 다른 둘이, 병원에서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을 알고 만난다. 환자실 냉장고에 있던 데낄라 한잔에 둘은 바다를 보러 떠나게 된다. 그 과정중에 차를 절도하고, 강도짓도 한다. 그리고 여러 나쁜짓(?)을 한다. 물론, 타인에게 피해는 주지 않는다. 다치거나 죽지 않는다는 말이다. 사회 질서는 충분히 흐려놓는다ㅋ


한 에피소드가 끝날 때쯤마다, 발작이 일어난다. 약을 삼켜야 그나마 가라앉는다. 여러 위기를 걸쳐, 절대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 여겨졌던 위기를 거쳐서 결국 둘은 바다를 본다. 그리고 영화는 엔딩을 맞는다.


영화의 백미는 엔딩에 있다. 반전은 없다. 다만, 처음부터 영화를 찬찬히 따라오다 보면 맞는 자연스러운 엔딩이다.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처럼 말이다.

바다를 봄으로, 두 사람이 천국에서 보는 광경은 바뀌었을까.


마지막 바다를 보고 쓰러진 친구를 더이상 바라보지 않는다. 삶이 여기에서 끝이 아니기에, 다음 장소에서 만나 생에 마지막으로 본 이 바다를 영원히 이야기할 것이기에, 먼저 간 친구에게 더 이야기해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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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주말 조조로 아내와 영화를 봤다.
영화는 ‘오션스8’

자세한 영화 소개는 링크​ 클릭

조조와 카드할인, 그리고 생일 쿠폰을 이용해서 저렴하게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지난 시리즈인 오션스 일레븐 이하 시리즈에 맞물리는 내용이다.
오션스 일레븐, 도둑들 등등 일반적인 범죄 계획 영화와 비슷한 패턴이다.

옛 남자친구의 배신으로 감옥에 들어갔다가 출소한 주인공이 옛 범죄자 친구(?)를 찾아가 자신이 구상한 놀라운 계획을 말한다. 그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다양한 개성과 능력치를 가진 캐릭터들이 소개되고 그들이 한 팀으로 묶인다. 범죄를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그 계획 안에 전남친에 대한 복수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리고 범죄가 잘 진행이 된다. 물론, 범죄가 끝난 후에는 스크린상에 보이지 않게 수행된 계획까지도 들어간다.
<***스포주의>
영화를 보면서, 목걸이를 충분히 훔칠 수 있었는데 대체 왜 파티장에 사람들을 다 나가게 할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이 사이에 우리가 나중에 알게되는 뒷계획이 실행되고 있던 것이었다. 영화를 본 사람만 어떤 말인지 이해하리라.

범죄는 잘 진행이 된다. 전남친에 대한 복수도 잘 포함되어 해결이 되었다. 그리고, 캐릭터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에필로그로 영화는 끝난다.

<재밌었던 포인트 1>
영화 초반, 캐릭터를 소개하는 장면에서 각자의 상황 그리고 꿈을 나타내는 시간이 있었다. 뛰어난(?) 능력들을 지니고 있지만, 가짜 보드카를 만들고 도박판에서 사람들을 속이고, 해킹을 하고, 육아에 지쳐있었으며, 빚에 쪼들리며 살고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이 범죄 사건을 통해서 어떻게 보면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며 또한 재확인하고 자신감을 되찾았으며 게다가 돈까지 벌게 되는 8명의 모습이 보였다. 장면장면이지만, 결국 자신이 원하고 소망했던 자리에 자신들이 있는 것이 바로 앞에서 말한 에필로그이다.

물론...ㅋ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존재를 찾고 돈도 버는 것이 교육적이지는 않다...ㅋ 범죄를 저지른 자는 그 사람이 가진 성품과 삶의 과정과 상관없이 어떠한 형태이든 그에 합당한 벌은 있어야 한다는 주의이기 때문에... 나는 폭력사건으로 어떤 사람을 고소했는데, 그 사람이 원래는 착하고 유익한 삶을 살아왔는지만 이야기하면 힘이 빠질 것이다.(요새 내게도 많이 있는 일이다.) 선하게 살아온 것과 폭력사건은 상쇄될 수 있는 건덕지가 없다.

<재밌었던 포인트2>
화려한 출연진, 여배우들의 변신(?)이 재미있었다. 배우들마다 각자가 맡아오던 이미지의 역할들이 있다. 처음 본 배우도, 이미 눈에 익숙한 배우들도 있었다. 그런데, 그 배우들이 평소 맡았던 역할과는 다른 이미지의 시도가 있었던 것이 재미있었다. 토르에서 악역을 맡았던 케이트 블란쳇이나 평소 청순한 역할만 주로 담당하던 앤 헤서웨이 같은 경우가 그랬다.

<총평!>
토요일 오전, 아내와 본 오락영화로서는 적절했다. 내용은 뻔하지만, 애초에 엄청난 반전이나 예술성 혹은 반전을 기대한 것은 아니니까. 눈이 즐거웠고, 상황상황마다 쫀쫀하게 만드는 긴장감도 있었다.
다만, 살짝 선정적이고 교육적인 내용은 아니니 아이와 함께 보러가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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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시절에 파카에서 주최하는, 정확히 말하면 파카를 유통하는 (주)항소에서 주최하는 수필공모전에 응시한 적이 있다. 그때 운좋게 순위에 들어 상품으로 파카 만년필 하나를 받았다. 만년필 이름도 나중에 찾아봐서야 알았는데, ‘파카 어반 만년필’이다. 돈으로 사자면 10만원이 조금 안하는 녀석이었다. 만년필이 10만원이면 정말 싼 축에 속한다. 만년필을 파는 사이트에 들어가 가격을 살펴보면 정말 헉소리난다. 그런데, 10만원도 안하는 만년필을 조금 써보니, 그 가격이 이해가 가고 그 가격을 주고 만년필을 사는 사람들도 이해가 갔다. 물론, 나는 그 세계에는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어쨌든, 고가 세계에는 발을 못 들여놨지만 내게는 어느정도 의미있는 만년필이라 상으로 받은 이 물건을 조금씩 써보기 시작했다. 재미가 있었다. 일반 펜보다도 훨씬 부드러웠고, 잉크도 필요할 때 충전해서 쓰는 것도 재미있었다. 물론, 그립감도 일반 펜보다는 편했다. 너무 얇거나 너무 두껍지도 않은 그 적당함. 펜을 쥐었을 때 오는 안정감 있는 무게중심. 비싼건 더 좋겠지만, 여튼 소소한 만족이 있는 만년필이다.

그런데, 슬프게도 한번 떨궈서 펜촉 끝이 약간 휘었다. 그것도 이미 몇년 전이다. 그래도 잘 나와서 그냥 쓰고 있었는데, 얼마전부터는 펜촉과 그립 사이에서 잉크가 조금씩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잠재우고 있다가, 그래도 깨워야겠다고 생각하여 AS를 맡기기로 결심했다.

파카 만년필 AS받는 법


1. 적당한 종이에 정보를 적는다.
-이름, 연락처, 주소를 쓴다. 그리고 만년필 어느 부분이 문제가 있는지 아는대로 기재한다. 요청사항이 있다면 또한 기재한다. 나는 증상 외에도, 혹시 펜촉을 갈아야 한다면 F촉보다 더 가는 촉으로 바꿀 수 있는 지를 질의했다.

2. 만년필을 잘 포장한다.
- 마침 면도기 케이스에 만년필이 딱 들어가서 그를 이용해 포장하였다.

3. 택배를 보낸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120-3번지 5층 (주)항소 파카 AS담당자 / 02-2017-9655
- 택배는 선불로 보내야 한다. 생각해보면, 받는 택배를 착불로 다 해결하면 얼마나 번거로울까, 요정도는 부담해도 괜찮을 듯 싶다.
- 미리 전화나 연락은 하지 않고, 그냥 보내도 괜찮다.

4. 기다린다.
- 사실, 만년필이 잘 도착했는지... 택배사에서 문자알림은 왔지만, 따로 문자나 전화 한통을 기대했는데 오지 않았다.
- 그래서 전화를 걸어 확인하니, 분실될 염려는 없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 했다. 별 의심 없이 알겠다 하고 끊었다.


수리된 만년필 도착!
정말... 전화 한통 없이, 문자 한통 없이 만년필이 도착하였다. 혹시나, 추가 금액이 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런 부분은 없었던 듯 하다.


도착한 택배 모습, 뽁뽁이에 잘 싸진 채로 왔다.


면도기 케이스에 보냈는데, 만년필 케이스에 담겨 왔다. 그리고 간단한 만년필 관리 방법과 함께 AS사항을 적어서 같이 보내주었다. 세척+쉘 교체+촉 교정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따로 적어놓았던 ‘촉을 교체해야 할 경우, F촉보다 가는 촉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F촉보다 가는 사이즈는 없습니다.’라고 친절히 답을 해주고 확인도장도 꽝 찍어주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잘 수리가 되어 온 것 같다.
잉크를 채우고 써 보았다. 잉크가 새지 않고 잘 써진다! 심지어 촉까지 수리가 되어 왔으니!

AS 기간은 약 1주일이 걸렸다. 내 만년필은 저렴이어서. 추가 금액이 없었을지 모르겠다. 사전 연락이 왔다면 더 좋았겠지만, 왠지 괜찮다ㅋ 전자제품을 보냈다면 빠른 피드백에 급해 있었을텐데, 만년필을 보내서인지 이런 아날로그적인 피드백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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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 넛지  (0) 2018.01.07

책을 보게된 동기


인도인에게 힌두란 어떤 의미인지를 정리해야할 일이 있었습니다. 포스팅 할 예정인데, 포스팅이 되면 아래에 남길 예정입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힌두는 인도인에게 민족 정체성과 같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민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먼저 알고 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민족이란 무엇인가? 한국 땅에서만 살면 한 민족이라고 할 수 있는가. 북한과는 왜 우리가 한 민족인 것인가.

해외에 사는 교포들도 한 민족일까.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외국 국적을 취득한 이들은 우리 민족이라 할 수 있을까.

새터민 혹은 다문화 가정은 우리 민족일까.


물론, 한 민족이라 생각합니다. 그 생각에는 남들이 그렇다니까, 여태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아니면 안될것 같으니까 하는 마음도 들어가 있음을 조심스레 고백합니다. 사실 별로 생각해보지를 못했습니다.

올림픽에서 남북이 공동입장 하는 것을 보며 울컥 하면서도, 무엇이 내 마음을 그렇게 건드리는지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민족이란 정말 무엇인가? 이 궁금증에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목차

제 1장 프랑스와 독일의 전쟁

제 2장 민족이란 무엇인가


내용

이 책은 1882년에 르낭이 소르본 대학에서 <민족이란 무엇인가> 라는 이름으로 한 강연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내용은 목차와 같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의 전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그래서 민족이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합니다. 먼저 이 책이 쓰인 의도 를 보아야 합니다.

'알자스 로렌'이라는 지명은 한번정도 들어보았을 것 같습니다. 알퐁스 도데의 소설 '마지막 수업'에서 배경이 되는 지명입니다. 과거 프랑스와 독일이 벌인 전쟁에서 독일이 승리하게 되고, 그 결과 알자스 로렌 지방은 독일에 넘어가게 됩니다. 학교에서는 프랑스어가 아닌 독일어를 배우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마지막 프랑스어 수업을 하는 내용이 바로 '마지막 수업'의 내용입니다.

'마지막 수업'과 같은 역사적 배경에서 르낭은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민족이란 무엇인가?

르낭은 민족 개념에 대해 크게 두 가지로 이야기합니다.

첫째로 민족의 영속성을 강조하는 논의입니다. 인종적 공동체가 가지는 항구적 특징이 민족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종족이고, 조상이 같으며, 종교가 같고, 언어나 문화가 같고, 같은 영토에서 살고 있다면 한 민족인 것입니다. 공통된 역사적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면 한 민족이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민족을 근대화의 부산물로 간주하는 논의입니다. 민족은 ‘계약적 형태’이고, 정치적 실재라는 것입니다. 민족주의는 영원하지 않으며 근대화와 도시화라는 조건 속에서 발현한 이데올로기일 뿐라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민족 성원의 의지,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르낭이 하고싶은 말은 두번째 논의입니다. 알자스 로렌 지방이 독일에 넘어갔지만, 그 땅에 사는 이들은 의지적으로 프랑스인이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알자스 로렌 지방이 독일로 넘어가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고, 그 과정에서 민족에 대한 논의를 펴 강연과 이 책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결국, 프랑스와 독일의 전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민족에 대해 이야기함으로 알자스 로렌 지방이 프랑스에 돌아와야 함을 역설하는 것이 이 책 내용입니다.


느낀점

그래서, 민족이란 무엇인가? 나는 민족을 무어라 생각하고 있었는가?

두 논의에 다 찬성합니다. 기본적으로 첫째 논의를 배경에 깔고 있는 것이 맞습니다. 허나, 세계가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만 봐도 새터민에 다문화 가정 아이들, 국제결혼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국적은 한국인이 맞습니다. 한 민족이냐는 질문에는 '되어가는 중이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달랐던 점보다 앞으로 공유하게 될 것들이 더 많으니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민족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더 고민해야할 문제입니다. 르낭은 프랑스인의 입장에서 민족을 이야기했습니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꼭 들어맞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민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는 좋은 소스인 것 같습니다.

르낭이라는 사람은 저 시대에 저런 상황에서 이런 이유로 민족에 대한 고민과 주장을 펼쳤구나 하구요.


그래서, 책의 제목을 다시 지어본다면 아래와 같습니다.

'내가 원하는 민족이란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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