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우리동네 망원동.
매일 아침 저녁으로 이 곳 앞을 지난다.

오늘 아침에는 감기몸살로 휴업한다는 주인님(?)의
공지.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이따금씩 붙는 공지가 주인님(?)이 어떤 사람인지 아주아주 조금은 알 수 있게 해준다.

​​​​간단한 요약
우리는 ‘선택 설계자’가 만들어놓은 세상 속에 산다.
얼핏 보기에 임의로 내려진 결정이 세상 각 영역에 미묘한 영향을 미친다.

넛지란 팔꿈치로 슬쩍 찌르기라는 뜻으로, 선택 설계자가 취하는 하나의 방식이며 사람들에게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그들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넛지로 사람들의 선택에,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성향, 얘를들어 계획오류(사람들이 어떤 프로젝트를 완수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예측할 때 비현실적인 최적의 상황을 가정하는 경향), ‘현상유지 편향’(타성, 현상유지 혹은 ‘디폴트옵션:기본옵션’을 따르려는 성향) 등이 있다고 설명한다.

사람들에게는 타성이 있고, 타성의 힘을 과소평가하면 안되며, 그 힘을 이용할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의도성 없어보이는 디폴트 값에 의해 판이하게 달라지는 운명을 우리는 갖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런 넛지를 이용하여 사람들이 긍정적인 선택을 하더록 유도할 수 있으며, 그는 보건, 사회, 경제 등 여러 분야에 해당된다는 것이 결론이다. 물론, 이를 악용할 경우나 중립이 가능한가에 대한 고민도 보인다.

느낀점
전혀
새로운 것을 알았다기보다는, ‘넛지’라는 개념을 통해 알고 보고 생각하던 것들을 조금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넛지라는 개념설명 후, 제시되는
많은 예시들도 이해를 도왔다.

개인적인 적용점이 하나 생겼는데, ‘방향 없는 안내’는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상대방이 A를 택하는 상황이 가장 좋음을 내가 알고 있어도, 나는 나머지 B, C, D를 함께 설명하고 상대의 자유의지로 자유로운 선택을 하게 하려는 시도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시도(?)에는 이중성이 있음을 깨달았다. 오히려 그런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마치 상대를 배려하는 양 행동하는 것은 오히려 상대를 혼란에 빠뜨리며, 덜 좋은 상황으로 인도하는 행동이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상대방 의사에 반하지 않으며 넛지를 이용하여 자연스레 설득을 하고, 참으로 이점이 있는지 철저히 살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좋은
틀을 방향을 건강하게 제시하는 사람, 단체에 대해 생각해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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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파카 만년필 AS  (0) 2018.06.11

1. 제목

- (사)위드_캄보디아_영양보충식 생산공장 준공식


2. 내용

- 행사 전반

: 식전 스케치, 인사 등

- 행사일시 : 2017 12 27() 캄보디아 프놈스루얻 땅크샤면


3. 사용한 프로그램

- Final cut pro X

- imovie


4. 사용한 소스

- 행사 현장 영상(Iphone X)

- 음원: Crawdad : 유튜브오디오라이브러리 라이센스 프리 음원


5. 편집시간

- 약 30분


6. 제작과정

- 사전 행사에 대한 식순정도의 정보만 있었다. 장소나 기타 특이사항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고 그냥 잘 맞춰서 찍는 수밖에 없었다.

- 행사 자체를 찍고, 현지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행사 취지를 더 밝히고 싶었지만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어려웠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그럼에도 무리하여 진행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날 다시 방문하여 인터뷰를 딸 생각이었지만, 현지 사정으로 방문이 취소되어 결국 인터뷰를 딸 수 없었다.

- 편집은 사전 스케치와 행사 식순만 배열하여 간단히 만들었다.


7. 느낀점

- 더 찍을까 말까 하다가, 비가 와서 더 안찍은 점이 후회에 남는다. 다음 스케쥴을 고려하지 말고 당장 찍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찍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자본과 관계되지 않으니 더욱 그렇다.

- 계속 깨닫는 것은 역시나 소스의 중요성이다. 어떤 것을 만들 것이냐가 아니라, 무엇을 찍을 것이냐가 결국 많은 것을 결정한다.

캄보디아 출장을 갔다.

대부분 저개발국가가 해당되지만, 캄보디아는 미량영양소가 부족한 영유아가 많다.

무슨 말이냐...!

탄수화물인 밥은 많이 먹어서 살은 찌지만, 비타민과 철분 미네랄 등의 미량영양소는 섭취하지 않아서

몸과 머리가 골고루 성장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환경적으로 엄청 편식을 하게 되는 것과 유사하다.


다양한 단체가 여러 방법으로 이 문제에 뛰어들고 있다.

내가 일하는 위드에서는 영양보충식을 만들어 공급한다.

대부분의 미량영양소는 캄보디아에 나는 여러 작물, 길가에 난 식물 등에서 섭취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영양보충식을 만들어 영유아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출장은 영양보충식 공장 건축 과정의 모니터링이었다.


사진과 페북에 남겼던 간단한 느낌을 남긴다.


길 위에서




gno



1 . 비행기에서 승무원이 물었다.
“Are you Cambodian?”
내가 웃으며 답했다.
“No, I’m Korean”
스튜어디스는 한국인이었다.
어느 나라를 가든 오해를 받는다.


2. 노을을 지나는 전기선이 예뻤다.


3. 산이 없다. 끝이 사라지는 길이 많다.


4. 사람들이 작다. 나는 평균키다.


5. 다음에 온다면 앙코르왓을 가보고 싶다. 화양연화 마지막 장면과 마주하고 싶다.


​​상처주는 사람들이 있다.
말로 행동으로 상황으로 상처를 만들어내기도, 주기도 한다.

​모르고 상처주는 사람이 있다. 의도성이 없다. 악의는 없을 수도, 순수한 사람일 수도 있다. 경험적으로, 알고 믿는 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그 경험과 앎이 옳거나 진리가 아닐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이 그러하다는 것에서, 그를 스스로가 알지 못한다는 것에서 온다. 나는 그랬어. 쟤도 그렇잖아. 그러니까 너도 그래야지. 나는 당신도 쟤도 아니고 그때의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텍스트도 콘텍스트도 다르다.

​​너에게 상처받았어. 이렇게 이야기를 해주면, 당황할지도 모른다. 몰랐다. 고의가 아니었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의도가 없었어도, 사람을 죽이면 살인이다. 절차와 처벌에 차이가 있을뿐.
​​당황하지 않고 당당할 수도 있다. 그 상처는 나의 책임이 아니다. 당신이 감당할 일일 뿐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칼을 피하지 못한 것은 내 잘못일지 모르나, 피를 흘려 죽어가는 것까지도 내 책임은 아닐 것이다.

멀리서 보면 곧고 열정이 넘치지만, 가까이 가보면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일 수 있다. 그래서 항상 외롭다. 옳은 자와, 스스로가 옳다고 믿는 자의
​​공통점은 외로움이다.

그렇게 따지면, 나는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상처주고 있을지 모른다.

막상 블로그를 쓰려니, 찍어놓은 사진이 한장 뿐이다.


책은 연남동에 있는 서점리스본에서 구매했다.

친구가 근처에서 찻집을 하는데, 문이 닫아 근처를 돌다가 우연히 발견하여 들어갔다.

이에 대한 포스팅은 나중에...


사실, 베스트셀러(?)류의 책은 좀 지난 다음에 읽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라틴어 수업이라는 책에 대해서는 익히 호평을 듣고 있었는데, 장모님이 사주셔서 읽게 되었다.


저자인 한동일 선생님이 서강대학교에서 라틴어에 대해 강의한 수업을 모은 책이라고 한다.

책 제목 답게 1강, 2강, 3강 이런 식으로 구분되어 있다.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한 강씩 끊어서 읽어도 괜찮을 듯 싶다.


말 그대로 라틴어 수업에 관한 책이지만, 라틴어 문법이나 단어를 구구절절이 적어놓거나 설명해 놓지는 않았다.

라틴어를 통한 사유, 인문학 서적에 가깝다고 할까.

우리가 몇번 들어봤거나, 혹은 생소한 사자성어 및 한자로 인사이트를 풀어놓은 책이나 글은 흔히 생각할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라틴어에 대해 수업을 하며 그 의미를 조금씩 편안하게 풀어놓는 책이다.

외울 부담 없이, 한강 한강 느끼며 편안히 듣는 수업이다.

단, 다음 수업이 궁금해지는 좋은 수업이다. 심지어 첫강은 휴강이다.


모든 언어가 통하지만, 라틴어는 여러 언어의 뿌리가 되는 언어이다. 그래서 더 생각하고 깨달을 것이 많은 것일지도.

캄보디아 출장 길 비행기에서 다 읽어버렸다. 쭉 편하게 읽으니 네시간 정도면 읽을 정도로 잘 읽히는 글이다.


책의 머릿말과 후반에 서강대학교에서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이 쓴 편지들이 있는데, 그 중 한명이 아는 사람이어서 깜짝 놀란 책이기도 하다.(이건 개인적으로)


결론을 말하면, 라틴어 수업이다. 라틴어와 그에서 나오는 저자의 인사이트를 공감되게 편안히 풀어놓은 책이다.

옆에 놓고 생각날때마다 아무 곳이나 부담없이 펼쳐서 또 보고 싶은 책이다.

라틴어가 아니더라도, 다른 언어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한 책이다.


인상 깊었던 한 구절을 적음으로 맺는다.

"진리는 진리 그 자체이기 때문에 고개를 숙이는 것이지, 외부의 힘에 의해 고개를 숙이는 것은 진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강압에 못 이겨 순종하는 진리는 이미 진리가 아니다."

제목 : 지브리 30주년 특별전_스튜디오지브리대박람회

장소 : 세종문화예술회관 미술관

기간 : 2017.12.05. (화) ~ 2018.03.02. (금)


지브리 30주년 특별전 : 스튜디오지브리대박람회 에 관람을 갔다.

방문한 날은 12/29 금요일이다.

주말에 가면 밟혀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평일을 택했는데, 그래도 줄을 서서 기웃기웃하며 봐야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연말인가 보다.


난 지브리 팬이다. 그냥 나온 작품은 거의 다 보았고, 참 좋아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이정도면 팬이 아닐까?

도쿄에 있는 지브리 박물관도 갔었는데, 입벌리고 돌아다닌 기억이 있다.


예약은 하나티켓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온라인으로 예매를 하면... 전시회 포스터를 준다...ㅋ

사실, 티몬에서 예매를 했는데 날짜 구분이 안된 티켓을 팔고있었다.

티켓은 올해 볼 수 있는 것과 내년에 볼 수 있는 것 두종류인데, 티몬은 별도 안내 없이 내년것을 팔고 있었다.

날짜를 확인하지 않았으면, 현장에 가서 억울할 상황이었다. 티몬에 전화해서 물어본 뒤, 취소하고 하나티켓으로 재예약을 했다.

하나티켓을 추천한다!


전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첫번째는 기획 파트(?)

두번째는 비행 파트(?)이다.


첫번째 파트는 지하1층에서 부터 시작되고, 사진은 찍을 수 없다.

포스터가 완성되는 과정, 제목의 서체를 정하고 어떤 카피로 홍보를 할지를 결정하는 과정, 그것이 담긴 메모와 과정물, 결과물들을 전시해놓은 파트이다.

기억나는 문구들중 몇개만 적어보면

"중요한 것은 격조와 품격"

"이 이상한 생물은 아직 일본에 있습니다. 아마도." _토토로

"멋지다는 것은 이런 거다."_붉은 돼지

"주인공은 90세 소녀"_하울의 움직이는 성

정도이다. 사실 더 많다.

이후, 기념품점에서 도록을 판매하는데 도록 내에 전시내용들이 담겨있다.

전시장에서 찍은 포스터들, 촬영이 가능한 곳에 전시된 포스터이다.


두번째 파트는 "비행파트(?)"이다. 여기에서부터는 촬영이 가능하다.


지브리 작품중에는 하늘을 나는 것을 다룬 작품들이 많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천공의 성 라퓨타, 바람이 분다, 마녀배달부 키키 등등등등

제목과 소재 외에도 하늘을 난다는 이미지가 많이 쓰인다.

예전에 무용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무용의 장르를 떠나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점프'라고 한다.

중력이라는 자연에 거스르는 인간의 움직임이기도 하고, 하늘에 가까워지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비행'이라는 것은 항상 그래서 어렵고, 도전이며, 설레는 모양으로 그려지는 것이 아닐까.


하늘을 나는 원리와 지브리의 작품에서 그것들이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한 전시이다.

지브리 작품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것도, 아닌 것도 있다.

비행 원리를 설명한 애니메이션과 비행 모형을 볼 수 있다.

동영상은 아래에 첨부!


느낀점!

첫번째 파트가 너무 좋았다. 이름을 기획 홍보 파트라 붙일까?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전 제작, 캐릭터 설정과 세계관, 이를 사람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어디에서 만나게 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고민이 보였다.

내가 봤던 한 장면 한 장면이 어떤 고민을 밟아 만들어진 것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약간 거짓말을 보태면,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감동이 있었다. 개인적인 감상일 수 있다.


두번째 파트도 좋았지만, 신기한 것을 전시해놨다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메인은 첫번째 파트이고, 그에 부가적으로 더하여 한 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개인적 감상일 수 있다.


기념품점은 특별한 것은 없었다.

이렇게 말해놓고, 도록과 캔뱃지와 캘시퍼코스터와 토토로 오뚜기를 산 것은 비밀이다...ㅋ

몇가지 특별제작된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 도토리숲이나 다른 곳에서 살 수 있는 것들이었다.

정말정말정말 아쉬운 것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관련된 물건이 적고 품절이었다는 것이다...ㅋ

다른 작품에 비해 팬층이 얇아서인지 관련 물건을 찾기가 어렵다. 개인적인 아쉬움이다ㅋ


결론 및 느낀점!

스튜디오지브리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내가 봤던 작품들이 떠오르고, 그 뒤에서 어떤 논의들이 이뤄졌는지를 떠올릴 수 있다.


가볼 예정이라면, 지브리 작품들을 몇개 재미있게 본 후 가면 좋을 것 같다.

전시를 보러온 사람들 중, 별로 볼거 없네 하고 휙휙 지나가는 사람들을 몇 볼 수 있었다.

기초교육이 안되어있으니, 심화교육이 통할리가 없다.

지브리 작품을 모르면 당연히 재미도 의미도 반감될 듯 하다.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그렇다. 의미는 받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니.


언제 어떤 형태로 만날 것인가? 라는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단순히 애니메이션 한편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물건과 체험으로 팬들에게 다가갈 것인가 하는 성의있는 노력.

앞으로도 계속 지브리 팬이 되고싶은 이유이다.


2017년이 끝나고, 2018년이 다가오네요~

새해를 맞이하며 초대장 나눔합니다~

10장을 나눔합니다.


초대 조건은...

제 블로그 글 중, 하나 이상에 공감을 눌러주세요~

그리고, 댓글로

1. 성함
2. 블로그를 하고 싶은 이유
3. 본인이 블로그를 할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4. 초대받으실 이메일 주소

를 이 글에 비밀댓글로 남겨주세요~


2018년 1월 2일(화)까지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 중에서 10분께 초대장을 보내 드릴게요:)


초대장을 받으신 분들은, 일주일 안에 꼭 첫 글을 써주세요~

일주일안에 시작 못하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쓰기 힘드니까요~

요즘 세대의 특징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 참을성이 없고, 이기적이고 기타 등등 떠오르는 것들이다. 그것을 정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기성세대에 속할까. 난 아직은 기성세대가 아닌가보다.

그 특징이라는 것들을 들어보면, 동의가 가는 것도 사실이다. 정확히 맞지 않는다고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지만, 완전히 아니라고 말하기엔 당당하지 않다.

더운 것이 여름의 잘못일까, 아니면 추운 것이 겨울의 잘못일까. 이도저도 아니라면, 여름을 막지 못한 봄의 잘못이나 겨울을 내버려둔 가을의 잘못일까.

내가 맞이할 여름은 더워도 시원했으면. 겨울은 추워도 따뜻했으면. 아마도.

 쌀쌀해질 무렵, 사각 소리에 아래를 보니 낙엽이 수북하다. 시선을 올려 나무를 보니 아직까지도 버티는 잎들이 많다. 저 잎들은 아직 살아있을까. 너희도 떨어지면 말라가겠지. 자세히 보니 이미 말라버린 잎들도 제법 달려있다. 나무가 아직 놓아주지 않는가 보다. 다시, 바닥에 떨어진 잎들을 들여다보니 삶처럼 생김새가 제각각이다. 이미 마를 대로 말라버린 녀석들도, 아직 초록 생기가 빠지지 않은 아이들도 보인다.

 길에서 만난 이 친구들에게 이름을 붙여보기로 한다. 떨어졌으니 낙엽(落葉)이고, 말랐으니 고엽(枯葉)이라 부를까. 사실, 이 둘은 다르지 않다. 낙엽이든 고엽이든 시작이 다를 뿐, 이 둘은 끊임없이 서로를 향해 나아가고 서로가 되어간다. 구분은 이미 의미가 없다. 어차피 결말은 정해져 있으니까.

 이 시답잖은 생각은 사실 “Autumn leaves”라는 노래 한 곡에서 출발했다. 가을 잎인지 떨어지는 잎인지 매년 제목을 혼동케 하는 노래이다. 영어로 된 가사는 첫 마디가 'Falling leaves'로 시작된다. 가을 잎은 당연히 떨어지는 잎, 낙엽이다. 설명이 더 필요할까. 영어 버전으로 여러 가수들이 노래했지만, 원곡은 프랑스어로 되어 있다. 프랑스어 원곡 제목은 "Les Feuilles Mortes", 해석하면 ‘죽은 잎’이다. 어느 한국 가수가 이 곡을 "고엽"이라는 이름으로 노래했다.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가리키는 대상은 하나이다. 지금은 푸르러도 가을이 오면 결국 말라버릴, 떨어질 미래가 확정된 잎. 이는 가을 잎이며 마른 잎이고, 떨어지는 잎이며 죽은 잎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낙엽, 그 모습과 만난다. 그 잎을 생각하니 슬프다. 아니, 괴롭다. 이미 말라버린 잎이 외롭게 떨어지는 장면도, 아직 살아있는 잎이 바닥에 떨궈져 서서히 말라가는 장면도. 싫지만, 나는 목격자가 되어야만 한다. 매년 이맘때면, 이 떨어지는 잎을 주변으로 모아 듣는다.

 나무와 잎은 이토록 비극적 관계이다. 더욱 사랑할수록 그렇다. 잎은 나무에게 살아갈 힘을 주지만, 결국 나무는 잎을 떠나보내야 한다. 때는 가을일 수도, 아직 차지 않은 때 일수도 있다.

 나에게도 낙엽이 있었다. 미성년을 미처 벗어나지 못한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뇌졸중으로 인한 뇌경색이 병명이었다. 내 앞에서 쿵 쓰러지던 그 순간이 기억난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보다 더 빠르게 조치를 취하고 병원에 갔지만, 아버지가 맞이한 실제는 이론 밖에 있었다. 숨은 붙어있지만, 뇌는 죽은 상태.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주변에서 말했지만, 사실 나는 알고 있었다. 아버지는 이미 말라버린 잎이었다. 나는 나에게서 그 잎이 떨어지기를, 제발 떨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울며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 잎이 떨어지기까지는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아버지, 그 단어를 수없이 적어 보았지만 단 한 번도 부를 수 없었다.

 몇 달 전, 한 잎을 또 떠나보내야 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남들에 비해 조금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다. 마침내, 기다리던 결실이 생겼다. 아버지가 된다는 그 기분을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 내 삶을 넘어 세상까지도 아름다웠다. 태명은 ‘큰 기쁨’이었다. 그 존재만으로 너무 기뻤으니까. 어느 날, 의사가 ‘유산’이라는 단어를 말했다. ‘가망이 없다. 각오해야 한다.’라는 시쳇말과 함께. 아직은 살아있는 잎이었다. 생명을 이뤄가던 시간보다 잃어간 시간이 더 긴 아이였다. 그 생명을 억지로 떼어내야 했다. 냉장고에 붙여놓고 한참을 들여다보던 초음파 사진 속, 밝게만 빛나던 빛이 점점 사그라지는 꿈을 계속 꾸었다. 만나지도 못한 기쁨이 나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잎이 떨어져 나간 후, 내 삶은 어땠을까? 밤낮을 술로 지새며 하늘을 원망했을까. 그렇지는 않았다. 일상이었다. 그 가운데에 변화는 있었다. 나는 이전보다 더 슬퍼했고, 더 좌절했으며, 더 배고팠고, 더 졸렸다. 다른 변화도 있었다. 나는 더 보았고, 더 들었으며, 더 생각하고, 더 기대하며, 더욱 꿈을 꾸었다. 살아지던 삶에서 살아가는 삶이 되어갔다. 오히려 더 살아있는 듯 살게 되었다.

 나무도, 사람도 삶은 지속된다. 가을이 지나 잎이 다 떨어졌어도, 장난기 많은 아이들이 잎과 가지를 다 꺾어 놓았어도, 거센 바람이 나를 벌거숭이로 만들었어도, 여전히 그 자리가 아파도, 나는 살아있다.

 낙엽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낙엽은 나에게 상처만 남기고 떠나간 묵은 과거일 뿐일까. 이미 떨어진 이상, 나무에게 낙엽은 대체 무슨 의미란 말인가.

 사람이 묻히면 자연으로 돌아가 흙이 된다. 낙엽도 그러하다. 흙 위에 낙엽이, 그 위에 다시 시간이 쌓이면 낙엽은 부엽(腐葉)이 되고 자신이 누운 그 평범한 토양과 섞여 부엽토(腐葉土)가 된다. 이 기름진 토양이 머금은 양분으로 다시 힘을 얻으며, 잎을 잃은 나무는 살아간다. 아픔은 잊히고, 상처는 치유되며, 기억은 경험이 되어 나를 성장시킨다. 그리고, 새 잎이 난다. 엽생(葉生)은 그렇게 이어진다.

 올해도 가을이 왔다. 잊고 싶은 기억들, 어쩌면 기억해야 할 과거들이 아픔으로 떨어진다. 낙엽이 떨어져 나간 자리는 낯설게도 아프지만, 새 한해를 준비할 때이다. 빗자루를 손에 쥐고 흩어진 낙엽을 우리 주변으로 소중히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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